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체코전을 앞두고 홍명보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체코의 견고한 장신 수비벽을 허물 최전방 선봉장 낙점이 이번 첫 경기 승패의 핵심 과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오는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전술 훈련을 철저히 베일에 부친 채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체코전의 성패는 최전방 선봉장 낙점에 달렸다. 체코는 라디슬라프 크레이치(191cm), 로빈 흐라나치(190cm) 등 수비진 대부분이 190cm를 넘는다. 높이를 활용한 정면 돌파는 쉽지 않다. 반면 공간 커버와 역습 대응 속도가 떨어진다는 명확한 약점도 있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스피드를 살려 배후 공간을 공략하는 방안이다. 저돌적인 돌파가 장점인 오현규(베식타시)는 소속팀에서 입은 근육 부상을 딛고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했다. 오현규가 빠른 속도로 체코 수비진을 흔든 뒤, 경기 후반 힘이 좋은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하거나 손흥민(LAFC)의 결정력에 기대를 거는 시나리오다.
반대로 조규성을 먼저 투입해 체코의 장신 수비수들과 정면 승부를 벌이는 방법도 있다. 조규성이 제공권 싸움에서 버텨주며 공간을 열어주면, 개인기가 뛰어난 2선 윙어들의 침투가 살아날 수 있다.
승부의 핵심 공략 지점은 체코 스리백의 오른쪽 공간이다. 울버햄프턴 소속의 크레이치가 버티는 왼쪽과 달리, 베테랑 토마시 홀레시와 슈테판 할로우페크(이상 슬라비아 프라하)가 나서는 오른쪽 스토퍼는 민첩성이 떨어진다. 뒷공간을 자주 노출하는 약점도 보였다.
한국은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엄지성(스완지) 등 돌파력이 뛰어난 자원들을 왼쪽 측면에 배치해 이 공간을 집중 공략할 전망이다. 배준호(스토크)는 지난달 부상 여파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가 제때 배달된다면 체코의 수비벽을 충분히 허물 수 있다.
다만 체코의 공격진도 만만치 않다. 레버쿠젠의 핵심 공격수 파트리크 시크와 2m에 육박하는 토마시 호리(슬라비아 프라하)가 포진해 있다. 좌우 크로스에 이은 고공 플레이와 세트피스 상황은 전력으로 경계해야 한다.
수비진의 부담을 덜고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결국 공격진의 화력이 필수적이다. 돌파와 스피드의 오현규와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조규성 중 누구를 먼저 내세울지, 두 창끝의 선택에 홍명보호의 첫 승 향방이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