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난개발과 '먹튀' 논란이 일어온 관광·휴양시설 투자이민제도. 투자금액을 기존 5억 원에서 10억 원 이상으로 올리는 등 한 차례 보완이 이뤄졌으나, 여전히 부동산 분야 투자에 국한되는 한계가 있다. 법무부가 미래성장을 주도할 신산업 등 투자 다변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난개발·먹튀 논란' 제주 투자이민제도는
관광·휴양시설 투자이민제도는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 지역의 관광·휴양시설에 외국인이 10억 원 이상 투자하면 거주자격(F-2)을, 5년간 이러한 투자 상태를 유지하면 영주자격(F-5)을 얻을 수 있는 제도다. 외국인 자본을 유치해 관광 시설을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2010년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라는 이름으로 제주에 첫 도입된 이후 강원 평창 알펜시아, 전남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인천 영종·송도·청라지구, 부산 해운대·동부산 등지로 확대됐다.
이 제도는 전국 여러 곳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성과를 보인 곳은 제주다. 법무부의 '외국인 직접·간접투자 관련 체류 제도의 경제적 효과 분석 및 개선방안 마련 연구'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투자이민제도로 유치한 투자금의 98% 가량이 제주 관광단지에 쏠렸다.
실제로 법무부에 따르면 도내 연도별 외국인 투자 건수와 금액은 첫 해인 2010년 3건·30억 원에서 점차 늘어나 2014년 558건·4061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는 하향세를 보이다 지난해 24건·203억 원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까지 전체 투자는 모두 1990건에 1조3307억 원 상당이다.
지금까지 투자이민제도로 영주권을 얻어 제주에 사는 외국인은 모두 1826명이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이 175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홍콩 31명, 미국 13명, 영국·러시아 각 4명 등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과 환경 훼손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제주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 투자가 많아 한때 '제주가 중국 땅 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때문에 2023년 법무부는 투자 금액을 기존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올리고 제도 명칭도 '관광·휴양시설 투자이민제도'로 바꿨다.
부동산 투자 국한 한계…새로운 투자분야 발굴
법무부는 올해 3월부터 한국기업지식연구원에 의뢰해 '외국인 투자이민 유형 다변화와 전략적 유치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부동산 투자에 국한됐던 한계에서 벗어나 미래성장을 주도할 신산업 분야와 지역 발전, 외국인 창업 등 새로운 투자이민 유형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올해 4월을 끝으로 일몰 위기에 놓였던 관광·휴양시설 투자이민제도 운영기간이 오는 2027년 12월까지 연장된 만큼 법무부는 이 기간 투자이민제도를 현 시점에 맞게 보완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변화하는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지역에 맞는 신규 투자이민 유형을 발굴하면 현 투자 기준 금액인 '10억 원'이 적절한지, 지역별로 투자금액을 차등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는지도 검토한다. 이를 통해 투자이민제도 전반에 대해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법무부 체류관리과 용창식 사무관은 "투자이민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아서 명칭도 바꾸고 투자금액도 올렸다. 제도가 시행된 지 15년 됐는데 효용성이 다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그동안 부동산 투자에만 집중됐는데, 산업이나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제주도도 법무부에 현재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수소경제 등 신성장 산업분야까지 투자 대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아울러 외국인들이 투자해놓고 제주에 체류하지 않는 제도적 허점을 개선하기 위해 일정기간 체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