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위증 혐의' 임성근 1심 징역 1년6개월…"비난 가능성 커"

"비밀번호 기억 안 난다" 진술도 허위 판단
재판부 "법정까지 허위 주장 확대 재생산"
순직해병 사건 과실치사 항소심은 별도 진행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종민 기자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허위 증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1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국회 청문회 및 국정감사 등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해병대 '쌍용작전' 훈련에 당시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씨를 초청한 적 없다고 말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제출한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해당 증언들이 '구명 로비 의혹'을 부인하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보고 임 전 사단장을 기소했고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구명 로비 의혹은 김건희씨의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대표와의 친분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이 순직해병 사건 피의자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에게 적용된 세 가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먼저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쌍용훈련 행사 초청 과정에 관여하고도 국회에서는 해병대사령부가 초청한 것처럼 증언했다고 판단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윤창원 기자

재판부는 "사단장 명의로 직접 초청한 외부 인사를 특정해 지시한 사실을 1년 4개월 만에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행사 총괄 책임을 지는 참모에게 이름이 적힌 내용을 전달해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직원 등을 별도로 초청했다고 보이고, 그런 사실을 쉽게 잊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비밀번호 관련 증언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비밀번호 변경 당시 틀리지 않고 입력한 23자리 비밀번호를 1년 9개월 동안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증언 당시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 비밀번호를 불과 3일 만에,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한 시점에 기적적으로 기억해냈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임 전 사단장이 당시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관계를 부인한 부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관련자 진술과 통화 내역, 만남 정황 등을 근거로 "만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강남 모처에서 이 전 대표, 임 전 사단장과 밥을 먹었다는 배우 박성웅씨의 증언 신빙성을 인정한 결과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와 관련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국민적 의혹 규명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했고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임 전 사단장은 순직해병 사건과 관련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사건에서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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