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1일 쿠팡에게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물렸다. 6247억원으로, 쿠팡 모회사인 쿠팡Inc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6790억원과 맞먹는다.
쿠팡의 역대급 과징금 부과는 자업자득이다. 위원회 조사 결과 쿠팡으로부터 개인 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는 무려 3750여 만 명이다. 지난 2월 민관합동조사단의 초기 조사 결과 보다 433만 명이 늘었다. 추가 확인된 피해자들은 쿠팡 회원도 아닌 제3자로 드러났다. 회원 정보 뿐 아니라 비회원 정보까지 갖고 있다가 털린 것이다.
쿠팡은 개인 정보 유출 뿐 아니라 무단 수집까지 일삼았다. 회원 1117만 명이 쿠팡 이외의 다른 앱 또는 웹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남긴 온라인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저장해놨다. 그런가 하면 쿠팡 임직원의 개인 건강 정보까지 소송 자료로 활용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쿠팡은 또 사회부 기자들의 개인 정보를 입수해 이들의 쿠팡 취업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쿠팡에 대한 잠입 취재를 원천 봉쇄하려는 의도다.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은 정부 당국의 조사를 어렵게 했다. 5개월치 전산 기록을 수동으로 삭제하면서도 6개월 동안만 자동저장되는 기능은 그대로 놔둬 일부 정보가 기간 경과로 자동삭제되도록 했다. 위원회 조사가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조사 및 수사 방해 행위다.
이처럼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고는 그 규모로 보나 유출된 정보 내역으로 보나 쿠팡의 대응 태도로 보나 역대급의 과징금을 맞을 만하다.
그럼에도 쿠팡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 유출된 개인 정보는 3천 여 건에 불과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만 내세우며 사고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괴롭히고 있다는 로비를 미국 정관계에 벌이고 있다.
위원회 과징금 발표 이후 쿠팡은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 관계가 명확히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법적 소송 방침을 내비쳤다.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던 기업이 국민 밉상' '악덕 기업'으로 추락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