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수입쿼터(TRQ) 확보 문제를 직접 제기하며 한국 철강업계의 시장 접근권 보호에 나섰다.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은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께서는 한-EU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가 양국 관계에 갖는 중요성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U는 2018년부터 운영해 온 세계무역기구(WTO) 기반 철강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 종료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운 철강 수입관리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30개 철강 품목에 대해 기존보다 인상된 50%의 관세를 적용하되,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무관세를 허용하는 관세할당제, 즉 TRQ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EU 세이프가드의 경우 총 무관세 물량이 3382만 톤(t)인데, TRQ가 도입될 경우 이 물량은 1835만 톤으로 기존의 46%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EU는 한국의 두 번째 철강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전체 수출량 2825만 톤 중 324만 톤이 EU 물량이었다. 이 중 무관세 쿼터는 약 258만 톤이다.
김 실장은 "철강 산업은 국가 경제의 중추이자 반드시 지켜내야 할 핵심 기간산업"이라며 "철강 산업의 경쟁력 유지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기반과 공급망 안정, 국가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말해 TRQ 확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EU는 이번 회담에서 한국을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평가하면서 요구를 최대한 고려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철강 쿼터 협상 기간 중 브뤼셀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가 한국"이라며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