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도 물가 상승·고용 둔화…체감경기 회복은 제한

연합뉴스

우리 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시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체감경기 개선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가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6월호에 따르면 5월 수출은 877억 5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2%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42억 8천만 달러로 60.7% 늘어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품목별로는 컴퓨터 수출이 290.7% 급증한 가운데 반도체가 169.4%, 석유제품이 46.6%, 비철금속이 41.5%, 이차전지가 31.4%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80.9%, 미국이 59.1%, 아세안이 58.4% 늘어 주요 시장 전반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5월 무역수지는 269억 5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4월 경상수지 역시 282억 9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며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은 한층 개선된 모습이다.

반면 내수 회복세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6%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이 포함된 내구재 판매가 11.1% 줄어들며 소비 위축이 두드러졌다. 설비투자 역시 운송장비 투자 감소 영향으로 전월 대비 3.6% 감소했다.

4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생산이 0.7%, 서비스업 생산이 1.0%, 건설업 생산이 1.4% 각각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0.6%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3.7%로 한 달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물가 추이. 재정경제부 제공

고용시장도 회복 흐름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5월 취업자는 291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 명 감소했다. 지난 4월 7만 4천 명 증가에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고용률(15세 이상)은 63.3%로 0.5%포인트 하락했고 경제활동참가율도 65.2%로 0.4%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의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26만 4천 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별다른 이유 없이 쉬고 있다고 응답한 인구도 4만 7천 명 늘어나 노동시장 둔화 우려를 키웠다.

물가도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4월 2.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중동 지역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석유류 가격은 중동전쟁 영향과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2% 상승했다. 5월 기준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011원, 경유는 2006원 수준을 유지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2.2% 상승했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5% 상승해 전월(2.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단순한 유가 충격을 넘어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경기 선행지표는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4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6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6.1로 전월보다 6.9포인트 올랐으며 기업심리도 개선됐다.

정부는 수출 증가와 경제심리 개선 등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과 물가 상승 압력,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물가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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