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회사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 뉴진스(NewJeans) 전 멤버 다니엘이 331억 원가량의 위약벌 및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어도어 측은 전속계약을 무시한 채 독자 연예 활동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고 다니엘 측은 결과물이나 수익으로 이어진 게 없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제31민사부(남인수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2시 4분 어도어가 그룹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등 3인에게 제기한 위약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두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은 원고 어도어 측이 뉴진스 멤버 가운데 다니엘만 특정해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소송을 제기한 취지를 밝히고, 피고 다니엘·다니엘 모친·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측이 이를 반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원고 대리인 측은 2025년 3월 21일 저녁 민 전 대표와 다니엘 모친 모OO 등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를 증거로 제시했다. 아티스트 보호 등 소속사의 기본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며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해, 이에 어도어가 신청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이 법원으로부터 인용된 날이다. 원고 측은 "뉴진스 멤버들이 패소하는 결과"가 나온 날, 어도어 없이 계약하는 등 독자 활동을 했다는 주장이다.
미국 밴드 이모셔널 오렌지스(Emotional Oranges) 음원 피처링 건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원고 측이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다니엘은 이모셔널 오렌지스가 2025년 5월 16일 발매할 앨범 타이틀곡을 피처링할 예정이었고 3월 29~30일 뮤직비디오 촬영하기로 계약을 진행 중이었다. 제작과 아티스트 비용으로 17만 5천 불(한화 약 2억 4천만 원)을 이미 투입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기에 다니엘 모친 모OO씨가 '계약서 사인 일자를 가처분 결정(2025년 3월 21일) 전으로 소급하자'라거나 또는 '그 대금을 마쉬 다니엘의 언니 사업자로 받아서 지급하자' 등의 발언을 했다고도 밝혔다.
단체 대화방에 "어도어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점을 짚은 원고 측은 "계약서 사인 날짜를 (가처분) 결정 전으로 해서 법원의 판단을 회피하려는 것, 그 수익을 숨기기 위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는데 이게 어떻게 신뢰관계 파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잡지 '엘르' 싱가포르, 오메가 건도 독자 행동 사례로 언급됐다. "이 사건에서 위반 행위로 주장하는 것 자체가 원고(어도어)와 관련 없이 피고 마쉬 다니엘 등이 직접 계약을 체결해서 한 활동"이라고 한 원고 측은 "모든 활동이 어도어 관여하에 이뤄졌다는 피고(다니엘)의 주장은 잘못"이라며 "(어도어 하에서) 광고 계약 체결한 걸 다 이행했다는 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1심 판결 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전속계약을 해지하게 됐다는 게 원고 측 입장이다. 1심 판결 후 어도어 복귀 의사를 밝힌 뉴진스 멤버들과 면담했고, 다니엘의 독자 행동 때문에 "신뢰 관계가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라는 걸 깨달았다는 내용이다. 신뢰 관계 회복을 위해 '시정 요구'를 했지만 제대로 시정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뉴진스 멤버들이 이 사건 계약 해지함에 있어서 원고의 신용 관계가 파괴되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다니엘을 포함한 뉴진스 멤버들은 당시에 계약 해지 사유가 정당하게 존재한다고 믿었다" 등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다니엘 측은 어도어의 귀책으로 전속계약을 해지할 사유가 존재한다고 '믿었'다는 점을 거듭 설명했다.
이어 "계약 해지(통보)를 한 이상 원고의 매니지먼트를 벗어나서 활동할 계획이 당연히 있는 것"이라며, 다니엘은 "적법하게 계약해지가 됐다고 믿고 있"었고, 이를 '침소봉대'(작은 것을 크게 부풀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원고 측은 "내가 믿으면 정당한 파기인지? 내가 믿었더라도 그 계약 파기는 정당하지 않다. 왜 '내가 믿었기 때문에 나는 잘못한 게 없어'라고 말씀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다니엘 측은 홍콩 컴플렉스콘을 비롯해 대부분의 것은 다른 뉴진스 멤버들과도 연결돼 있다며 "지엽적인 것을 가지고 다니엘 혼자서만 불법행위를 해서 같이 갈 수 없다는 건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마치 피고 다니엘 혼자서 무엇인가 다른 뉴진스 멤버들과는 다른 것처럼 하고 있지만, 몇 가지밖에 안 되고 그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라고 부연했다.
'시정 요구' 관련해 다니엘 측은 "원고 쪽에서는 화보 촬영이나 '이모셔널 오렌지스'를 언급하고 이해를 좀 하고 있으신 것 같은데 이것은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라며 "이건 이미 과거의 일이고 더 이상 시정할 수도 없는 일인데 원고 측에서는 이를 이유로 들면서 시정 조치를 하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시정 방법을 물었을 때 '피고 측에서 알아서 하라'며 아무 답변하지 않던 어도어가 "그냥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했다"라고도 덧붙였다.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두고도 어도어와 다니엘은 평행선을 달렸다. 원고 측은 "저희가 (전속계약) 위반으로 삼고 있는 것은 원고를 통하지 않은 무단 연예 행위를 했다는 것이고 그 일환으로 광고 계약을 했냐는 거다. 그 계약은 누가 했느냐, 피고가 원고 통하지 않고 거기랑 계약한 게 맞냐는 걸 묻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모셔널 오렌지스와 협업 결과물을 내놓은 것도 없는데 왜 이게 쟁점인지 모르겠다"라고 한 다니엘 측은 "오메가와 계약 사실 없다, 계약 사실 없다. 다만 말씀드렸던 것은 다니엘이 '엘르' 화보를 찍었다는 사실, 그러나 계약 절차까진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재판장이 "계산 문제는? 돈 받은 건 없다?"라고 묻자, 다니엘 측은 "(다니엘이) 개인적으로 받은 이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보 촬영(수익)은 어도어에 귀속됐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계약을 맺은 당사자가 있고, 얼마 받기로 했는지 약속이 있을 것 아니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다니엘 측은 "저희는 그냥 화보 촬영하고 끝났다"라며 "돈 받은 것이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고 측은 "우리(어도어)와 계약하지 않았으니 마쉬 다니엘이 계약하지 않았겠나. 정확한 액수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그 계약 체결 행위를 어도어를 배제한 채 한 거는 전속계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원고 측이 "'엘르' 싱가포르 촬영 결과물이 나왔다. 저희가 받은 건 없다"라고 하자, 다니엘 측은 "잡지로 발행한 게 없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니엘이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우리 외의 다른 곳과 계약해서 (전속계약을) 위반한 것"이라는 원고 측 말에, 다니엘 측은 "왜 문제가 되나?"라며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는지 안 찍었는지 알 수 없고 저희가 그거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고 맞섰다.
뉴진스 멤버 부모들에게 위약벌이나 손해배상책임 등 금전적 피해를 피해 갈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 '하이브 나가면 보상금 준비하겠다'(2024년 10월 21일 자 텔레그램) 등의 발언을 한 것을 근거로 제시한 원고 측은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사내이사로서 충실 의무·선관주의 의무 위반했고, 원고와의 전속계약 파기를 종용했다고 바라봤다. 민 전 대표 측은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을 본인이 주도하지 않았고 멤버들이 의견 표명하고 싶다고 해서 방향성을 얘기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다니엘 모친 모씨를 두고는, 앞서 언급한 이모셔널 오렌지스 계약 건에서의 대화 등을 토대로 "민희진의 불법행위 가공해서 부모들 중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원고 측은 주장했다. 다니엘 측은 "모친으로서 제3자에 불과한 모OO은 어떤 주체가 아니다"라며 "뉴진스 멤버들 활동 지지하고 응원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민 전 대표에게 의견을 구한 것 역시 "다니엘 어머니로서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고 한 다니엘 측은 "모OO에게 방조 혐의가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부당하다"라며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는 멤버들의 생각이고, 특히 다니엘은 성인이다. 굉장히 주체적인 사람이다. 본인이, 뉴진스 멤버들이 판단해서 결정했다. 모OO은 부모로서 자식을 보호하고 교육하려는 행동에 불과했고 단독 행동이 아니라 다른 부모들도 같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니엘 측은 변론준비기일과 첫 번째 변론기일 사이 어도어 측 변호인단이 사임한 것 등을 이유로 어도어 측이 고의로 소송을 지연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다니엘 측은 "이 소송은 (시작된 지) 6개월이니까 짧다? 스무 살에게 6개월은 6년과 다름없다"라고 했고, 민 전 대표 측도 "그런데 소송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고통받게 하는 게 옳은 것이냐"라고 동조했다.
특히 다니엘 측은 "판결 확정 이후 비로소 원고(어도어)와 하이브가 뉴진스를 보호하고 활동 보장할 의사가 없음이 보다 명백히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전속계약 소송 도중 원고 측은 (뉴진스를) 어떻게든 복귀시키고 활동을 보장하겠다, 아무 걱정 말고 복귀만 하라고 얘기했다"라며 "하이브 C레벨이 장악하고 있는 현재 원고 이사진은 뉴진스 활동을 보장할 의사도 없고 능력도 전무하다"라고 강조했다.
어도어와 다니엘의 331억 원 소송 세 번째 변론기일은 오는 7월 2일 오후 예정돼 있다. 같은 달 23일 새로운 기일이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