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1m 고지대' 집어삼킨 홍명보호…체력 고갈된 '준비 부족' 체코[인조이 월드컵]

황인범 동점골 순간.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철저한 고지대 사전 적응 훈련의 성과를 증명하며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32강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번 승리의 원동력은 완벽한 '맞춤형 현지 적응'에 있었다. 과달라하라는 해발 1,561m에 달하는 고지대다. 한국은 이에 대비해 대회 개막 전 해발 1,460m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리고 일찌감치 산소 부족과 기압 변화에 몸을 맞췄다. 1, 2차전이 모두 과달라하라에서 치러지는 만큼 본선 무대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로드맵이었다.

반면 플레이오프를 거쳐 극적으로 본선에 합류한 체코는 고지대에 적응할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베이스캠프 선택권이 밀리면서 경기 전날에야 결전지에 도착한 체코는 경기 중반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를 드러냈다. 첫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전반적인 기동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한국의 빠른 공수 전환을 따라잡지 못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체코는 특유의 압도적인 피지컬을 앞세워 먼저 골문을 열었다. 후반 13분 블라디미르 초우팔의 긴 스로인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높은 타점의 헤더 골로 연결하며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미리 다져놓은 체력과 기동력은 경기 후반 빛을 발했다. 한국은 실점 이후 더욱 거세게 체코를 몰아붙였다. 후반 22분 이강인의 자로 잰 듯한 침투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상대 수비수 2명과 골키퍼까지 완벽하게 속여내며 침착하게 동점골을 터뜨렸다.

승기를 잡기 위한 홍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홍 감독은 손흥민과 이태석을 빼고 오현규와 엄지성을 투입하며 지친 체코의 뒷공간을 흔들기 위한 기동력 전술을 꺼내 들었다.

후반 32분 체코 소우체크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며 위기를 넘긴 한국은 곧바로 매서운 역습을 전개했다. 후반 34분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오현규가 몸을 날리는 통렬한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를 뒤집었다.

사전 고지대 훈련으로 다져진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기동력과 홍명보 감독의 과감한 교체 카드가 합작해 낸 값진 역전승이었다. 한국은 철저한 준비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어떻게 승리로 이어지는지 몸소 증명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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