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예비 선수' 오현규, 월드컵 데뷔전서 '18번' 증명한 짜릿한 결승골

환호하는 오현규. 연합뉴스

4년 전 등번호 없는 유니폼을 입고 벤치 밖을 지켰던 '예비 선수' 오현규(베식타시)가 마침내 날아올랐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선 그가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작렬하며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의 상징인 '18번'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냈다.

오현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후반 35분 짜릿한 역전 골을 터뜨렸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터진 감격스러운 자신의 월드컵 본선 데뷔골이다.

이날 오현규는 후반 24분 '캡틴' 손흥민(LAFC)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투입된 지 불과 11분 만에 시원하게 골망을 가르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득점 과정은 완벽했다. 수비진 후방을 노린 백승호의 날카로운 논스톱 롱패스가 측면 공간을 허문 황인범에게 정확히 배달됐다. 황인범이 중앙으로 빠르게 찔러준 크로스를 오현규가 몸을 날려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상대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번 골은 오현규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2022년 카타르 대회 당시 정식 엔트리에 들지 못한 채 예비 선수로 대표팀 일정에 동행했다. 당시 오현규는 한국 대표팀 스트라이커의 상징인 18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겠다는 목표를 공책에 적으며 훗날을 기약했다.

세리머니하는 오현규. 연합뉴스

한국 축구에서 18번은 황선홍, 조재진, 이동국 등 시대를 풍미한 간판 스트라이커들이 최전방을 책임지며 이어온 영광의 등번호다. 카타르의 기적을 곁에서 지켜보며 꿈을 키웠던 오현규는 이후 유럽 무대를 누비며 한층 단단한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특히 올해 2월에는 벨기에 헹크를 떠나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시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공식전에서 8골 2도움을 올리는 등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당당히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결국 오현규는 첫 월드컵 경기에서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관중석에서 선배들을 바라보던 막내는 4년 만에 훌쩍 성장해 대표팀의 어엿한 '주포'로 자리 잡았다. 꿈의 무대에서 짜릿한 첫 골 맛을 본 등번호 18번의 발끝은 이제 막 뜨겁게 예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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