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35·울버햄프턴)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바친 '헌정골'이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12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 후반 22분. 히메네스는 동료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골을 넣었다. 이후 그는 그라운드를 내달리다가 뛰어오르며 오른손을 하늘로 날렸다. 이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또 양손 검지를 들어 올려 하늘을 가리켰다.
뒤따라온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받은 히메네스는 눈물을 쏟아냈다. 손으로 하트도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2013년부터 멕시코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해 온 그는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골을 터뜨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골 맛을 본 감격의 눈물이었다. 여기에 더해 석 달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든 눈물이었다. 하늘을 가리키고 하트를 보낸 세리머니는 석 달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인사였다.
히메네스의 아버지 라울 히메네스 베가는 암으로 투병하다가 올해 3월 62세에 사망했다. 하메네스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며 멘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스는 골을 넣겠다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국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아름다운 부자간 약속을 지켰다.
멕시코 대표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히메네스가 개인적인 어려움도 겪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더 큰 동기가 됐을 것"이라면서 "오늘 골까지 넣었으니 그에게는 완벽한 하루가 됐다"고 격려했다.
히메네스는 이날 골로 A매치 46골을 기록했다. 1997~2008년 국가대표로 뛴 하레드 보르헤티와 멕시코 A매치 최다 득점 공동 2위에 오르며 멕시코 축구 영웅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한편 그는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황희찬이 뛰는 한국과 격돌한다. 그는 황희찬과 잉글랜드 울버햄프턴에서 호흡을 맞추다가 2023년 풀럼으로 떠났다. 최근 울버햄프턴으로 복귀하면서 다시 황희찬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