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농가소득 증가와 K-푸드 수출 확대, 농촌 인구 유입 등 농정 전환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안정적인 재원 마련과 법제화를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가 향후 과제로 꼽혔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국민주권정부 출범 1년, 농정 전환의 성과와 과제' 보고서는 지난 1년간의 농정 성과를 평가하는 한편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농가소득 증가·K-푸드 수출 역대 최대
보고서는 2025년 농가소득이 5467만 원으로 전년보다 8.0% 증가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K-푸드 플러스 수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은 104억1천만 달러, 농산업 수출은 32억 2천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은 136억 2천만 달러에 달했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역시 인구 유입 효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사업 대상 10개 군의 인구는 4.7% 증가했으며, 전입 인구의 43%는 수도권과 인근 대도시 출신으로 나타났다. 청년 인구도 6.2% 늘어 지방소멸 위기 지역의 인구 유입 모델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부가 지난달 착수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도 주요 성과로 제시됐다. 위성과 인공지능(AI), 드론 등을 활용해 비농업인 소유 농지와 불법 전용, 유휴 농지 실태를 파악하는 사업으로, 농지 투기 근절과 데이터 기반 농지정책 구축,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기반 조치로 평가됐다.
농협 개혁도 성과로 포함됐다. 정부는 선거제도 개선과 금품선거 처벌 강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간 정체됐던 농협 개혁 논의를 재가동하고 추진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정적 재원 확보·법제화는 과제
다만 보고서는 이 같은 정책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정 양곡관리법은 쌀 초과 생산과 가격 하락 시 정부의 시장격리 의무를 명시하고, 선제적인 재배면적 조정과 논 타작물 전환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정부도 올해 전략작물직불 예산을 지난해 2440억 원에서 4196억 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관련 지원이 법률상 '노력 의무' 또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이뤄지도록 규정돼 있어 예산 상황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고서는 전환 인센티브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사전 수급 관리가 약화되고 시장격리와 재정 부담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농산물가격안정제의 법적 근거를 담은 개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도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보장 품목과 기준가격, 소요 예산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제도가 실질적인 농가 경영안전망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어촌기본소득 역시 2028년 전국 확대 시 연간 약 5조 원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시범사업의 지속성과 본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법제화와 중장기 재원 조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급된 지역사랑상품권이 지역 내 소비와 상권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인구 유입 효과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핵심 과제라고 평가했다.
영농형 태양광과 햇빛소득마을 사업도 사업성 확보와 예산 지원이 과제로 꼽혔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사용 기간 연장(8년→23년)과 지원법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지만 전국 확산을 위한 사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햇빛소득마을 역시 계통 연계가 불안정한 지역이 많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불가피한 만큼 이에 따른 재정 부담과 비용·운영 부담에 대한 농가 수용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농지 전수조사의 경우 조사 회피를 위해 지주가 임대차 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실경작 임차농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경자유전 원칙을 확립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REI 김태후 연구위원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이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섰지만 쌀 시장격리와 농산물가격안정제 등 신규 정책 추진으로 추가 재정 수요가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사업 우선순위 조정을 통한 지속가능한 재정 운용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