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새로운 옵션'으로 주목받았던 혼혈 수비수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의 꿈의 무대 데뷔가 다음으로 미뤄졌다. 월드컵 첫 경기에서 워밍업조차 하지 못한 채 벤치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봐야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전 축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베스트 11, 그중에서도 이태석(빈)과 옌스가 경합하는 왼쪽 풀백 자리였다. 주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인 옌스는 최근 풀백까지 소화하며 홍명보호의 전술적 카드로 떠올랐다. 직전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모두 출전해 확실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직전 평가전 2경기에서 무려 25명의 선수를 투입하며 실험을 거듭했던 홍 감독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 이유다.
결과적으로 홍 감독의 선택은 이태석이었다. 선발 출전한 이태석은 69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로써 이태석은 차범근-차두리 부자에 이어 한국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부자(父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태석의 아버지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을용이다.
반면 옌스는 후반전 교체 타이밍에서도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홍 감독은 후반 24분 이태석을 대신해 측면 공격수가 주 포지션인 엄지성(스완지)을 투입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내렸다. 옌스는 이날 경기 전 워밍업 단계부터 단 한 차례도 몸을 풀지 않은 채 벤치를 지켰다. 부상 등 구체적인 신체 상태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옌스는 지난해 홍명보호에 전격 발탁됐다. 9월 미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교체 출전하며 외국 태생 혼혈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대한민국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러 기대를 모았다.
대표팀의 차세대 핵심 자원으로 평가받던 옌스였지만,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는 철저히 외면받으며 진한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