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값 4배 폭등의 역풍' 텅 빈 월드컵 관중석, FIFA 상업주의가 부른 참사

한산한 경기장.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의 과도한 상업주의와 티켓 가격 폭등이 결국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부작용을 드러냈다. 관중석 곳곳이 비어 있는 현장이 목격되면서 전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체코의 조별예선 경기는 텅 빈 관중석으로 인해 월드컵 특유의 열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FIFA는 이날 공식 관중 수를 경기장 수용인원(4만 5664명)에 육박하는 4만 4985명으로 집계해 발표했으나, 현장에서 지켜본 실제 관중석은 공식 발표가 무색할 만큼 빈자리가 가득했다.

해외 주요 언론들은 즉각 혹평을 쏟아냈다. 스위스 매체 '블리크'는 경기장 곳곳의 빈 좌석을 지적하며 "대회 두 번째 경기에서 벌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FIFA 재판매 사이트에는 여전히 18만 장의 티켓이 남아 있다"며 과도한 가격 책정이 불러올 역풍을 경고했다. 독일 일간지 '벨트' 역시 새벽 시간에 치러진 이 경기를 "완벽한 수면보조제였다"고 조롱하며, 전반전의 느슨한 경기력과 텅 빈 관중석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이러한 흥행 참패의 원인으로는 FIFA의 지나친 티켓 가격 인상이 지목된다. 이번 대회 결승전 공식 티켓 가격은 최고 6730달러(약 1021만 원)로,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보다 무려 4배나 폭등했다. 사설 재판매 시장에서는 프리미엄이 붙어 최고 3만 달러(약 4555만 원)를 호가하기도 한다.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플로리안 에더러는 "FIFA가 미국 스포츠 이벤트 방식을 차용해 가능한 많은 수익을 짜내고 있다"며 변동 가격 책정 방식의 폐해를 꼬집었다.

비판이 거세지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벌어들인 수익은 전부 축구에 재투자된다"고 해명에 나섰으나 축구계의 시선은 냉담하다. 전문가들은 FIFA가 각국 협회에 제공하는 지원금이 결국 내년 FIFA 회장 선거에서 인판티노 회장의 4연임을 공고히 하기 위한 선심성 포석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본선 출전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경기 질 하락과 흥행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약체 팀 간의 경기나 비인기 조별예선 대진의 경우 흥행 참패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독일 매체 '슈포르트샤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가나는 관중 동원을 위해 현지 대사관을 통해 자국 경기 티켓을 공짜로 배포하는 파행을 겪고 있다. 사우디와 카보베르데, 오스트리아와 요르단, 우즈베키스탄과 민주콩고 등의 경기는 여전히 대량의 미매진 티켓이 남아 있어, 대회 초반부터 불거진 '빈 좌석' 논란은 축구 축제의 큰 오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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