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게 없다"는 손흥민, 동료들은 "흥민이 형 덕분에 이겼다" 이구동성

슛 막히는 손흥민. 연합뉴스

쾌조의 월드컵 첫 승을 거둔 뒤에도 주장 손흥민(LAFC)은 영광의 무게를 온전히 동료들에게 돌렸다. 체코를 무너뜨린 진정한 주역이었음에도 그의 첫마디는 자신이 아닌 동료를 향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 'KFATV'가 13일(한국시간) 공개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황)인범이랑 (오)현규, (김)승규 형이 다 잘했다. 나는 한 게 없다"며 자세를 낮췄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연속 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골과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경기장 위에서 가장 파괴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FIFA의 공식 분석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24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체코의 미드필더와 수비 라인 사이 공간에서 무려 18차례나 패스를 받아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횟수다. 체코 수비진이 가장 두려워하는 손흥민이 끊임없이 뒷공간을 파고들자 상대 수비 대형은 균열이 생기며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이 온몸으로 열어젖힌 공간은 후반전 한국 대표팀 공격의 기폭제가 됐다. 황인범의 날카로운 동점골과 오현규의 짜릿한 결승골 모두 손흥민이 체코 수비진을 뒤흔들며 만들어낸 '넓어진 공간'에서 파생된 결과물이었다.

동료들 역시 주장의 보이지 않는 헌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골키퍼 김승규(FC도쿄)는 "흥민이가 앞에서 진짜 많이 뛰어준 덕분에 상대 수비들이 빨리 지쳤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또한 "흥민이 형이 움직이며 수비를 끌어준 모든 부분들이 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홍명보 감독 역시 "준비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초반 슈팅으로 공격의 물꼬를 튼 손흥민은 경기 내내 영리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무력화했다. 스코어보드에 이름은 올리지 못했을지언정 승리의 주춧돌을 놓은 이는 단연 손흥민이다. 기록지라는 좁은 틀을 벗어나 경기를 넓게 바라볼 때, '숨은 영웅'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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