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깜짝 카드' 이기혁(강원FC)이 치명적인 실책을 딛고 성공적인 월드컵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역전승이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후반 14분 체코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상대의 롱스로인을 이기혁이 확실하게 걷어내지 못한 것이 실점의 빌미가 됐다.
A매치 경력이 단 1경기에 불과한 이기혁은 소속팀 강원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홍명보호에 전격 발탁된 신예다. 대회 직전 사전 캠프에서 열린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소화하며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었고, 이날 월드컵 데뷔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치명적인 실책성 플레이에도 이기혁은 무너지지 않고 담대함을 유지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기혁은 "선배들이 긴장하지 말고 준비하라고 격려해 줬는데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됐다"라며 "오히려 너무 긴장을 안 해서 초반에 실수가 나온 것 같다"고 덤덤하게 경기 소감을 전했다.
실점 상황에 대해서도 그는 "경기 전 감독님께서 큰 경기일수록 실수는 나오기 마련이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실수를 어떻게 만회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흔들리면 상대가 더 파고들 것 같아 빨리 잊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위기에 몰린 후배를 구한 것은 선배들의 매서운 발끝이었다. 실점 8분 만에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동점골을 터뜨렸고, 이어 오현규(베식타시)가 역전 결승골을 작렬했다. 이기혁은 황인범의 동점골 순간을 돌아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라며 "동점이 되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욕심이 생겼다. 동료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현장에서 함께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선발 명단 중 K리그 소속 선수는 이기혁이 유일했다. 유럽파가 즐비한 대표팀에서 K리그의 자존심을 세운 셈이다. 이기혁은 "해외파 형들도 모두 K리그를 거쳤다. K리그에는 여전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라며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