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집회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 집회 주변에 시위대들이 오래 머무른 흔적들이 곳곳에 남았고, 일부 참가자들은 노숙과 단식 농성에도 나서는 등 집회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시민들이 모여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주말을 맞아 평일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청년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현장을 찾았다. 경찰 비공식 추산 600명이었지만, 시시각각 시위대 수가 변하면서 1~2천 명대로 보이기도 했다.
집회가 장기화되면서 주변 모습도 달라졌다. 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 인근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판매하는 상인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공연장 앞 티켓 부스와 경기장 주변 보도 곳곳에는 집회 참가자들이 부착한 손팻말과 게시물이 눈에 띄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장기 농성에 들어간 모습도 확인됐다. 핸드볼경기장 2-5번 게이트 인근에는 텐트형 모기장 여러 개가 설치돼 있었으며,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인근에는 '단식 5일차, 이 나라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놓인 채 단식 농성이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참가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쳤고, 일부는 '윤석열이 옳았다'는 문구가 적힌 게시물을 바닥이나 벽면에 부착해 놓기도 했다.
참가자들 사이의 갈등으로 행사가 무산되는 장면도 연이어 벌어졌다. 한 참가자가 '부정선거는 죽었다'를 주제로 제사 형식의 퍼포먼스를 진행하려 했으나, 일부 참가자들이 취지를 의심하며 반발하면서 행사는 진행되지 못한 채 중단됐다.
이후 약 10분 뒤 한 청소년 단체가 시국선언을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왜 단체 티셔츠를 입고 왔느냐", "행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현장에 있던 대화경찰이 중재에 나섰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중재를 하면 끄나풀(프락치)"이라며 반발했고, 결국 해당 단체는 시국선언을 진행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강제 해산보다는 현장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집회 주최 측이나 집행부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해산을 권고하거나 협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경찰은 시민과 언론인, 경찰관, 소방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폭행·협박·명예훼손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