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분야를 막론하고 본격적으로 쓰이면서 우리가 그간 알던 상식을 바꾸고 있고, 나아가 기존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개념도 달라진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콘퍼런스가 열렸다. 엔터문화연구소(대표 차우진)가 주최하고 AI 음악 기술 스타트업 뉴튠(대표 이종필)이 후원하는 '뉴타입 엔터 서밋 2026'이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타르틴 베이커리에서 개최됐다.
올해 첫발을 뗀 '뉴타입 엔터 서밋'은 △기술 △자본 △통찰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AI 시대의 IP를 질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AI 음악의 IP 파이프라인을 고민하는 회사 뉴튠의 이종필 대표가 기술, 더블랙레이블과 스캐터랩 등 한국 엔터·콘텐츠 생태계에 투자하는 새한벤처스의 전훈표 파트너가 자본, 스타트업과 투자업계에서 다양한 역할로 활동 중인 신기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통찰 부문의 연사로 무대에 섰다.
이 가운데 뉴튠은 음악을 구성 요소 단위로 분해하고 역추적하는 '구성 요소 단위 권리 추적'(component-level attribution) AI 엔진을 자체 개발한 회사다. 라이선스된 음원을 분해해 리믹스할 수 있는 B2C 플랫폼 '믹스오디오'와 B2B 저작권 검증 솔루션 '뮤직 DNA'는 모두 이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수노(Suno)와 유디오(Udio) 등 글로벌 생성형 AI 플랫폼들이 '공정 사용'을 근거로 대규모 음악 데이터를 무상 학습하며 현재 음악 산업 저작권 체계를 회피해, 결국 음악 산업 생태계 내에 심각한 '귀속 위기'(Attribution Crisis)가 발생하는 가운데 뉴튠은 '신뢰성'과 '공정 분배'를 중심에 두고 이 같은 기술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국제저작권권리단체연맹(CISAC)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AI 음악 때문에 원작자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누적 저작권 손실 규모는 약 120억 달러(한화 약 18조 원)로, 전체 음악 창작자 수익의 24%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종필 뉴튠 대표는 음악의 각 요소가 어디에서 왔는지 검증하는 '뮤직 DNA'를 통해 이렇게 '사라지는' 빈틈을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그냥 간단하게 음악을 만들어서 유통사에 재유통한다거나, 그 틀로 리믹스(음원)를 수노 같은 틀로 만들 때는 사실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라이선스 AI 플랫폼들이 출몰을 많이 하게 되면 그 부분에서는, 그런 개인이 뭔가 불법적인 특성을 회피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하나도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음악 산업에 AI가 건설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어떤 논쟁이나 충돌이나 혹은 어느 방향이 맞냐 하는 논의는 사실은 이미 한참 전에 끝난 거 같다. 그냥 구조에 대한 설계를 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운을 뗀 이 대표는 음악 데이터 글로벌 표준화 기구인 디덱스(DDEX)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디덱스가 올해 20년 됐는데, 20년 전에는 음악이 스트리밍됐을 때의 규격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음악이 AI에 사용됐을 때 규격을 만드는 거라고 이해하면 된다. 아마 (그 작업이) 하반기 중에 끝날 것으로 보이는데, 거기에 소속된 AI 회사가 저희밖에 없다. 저희는 이런 귀속 시스템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거대 기업 구글이 현재 검색의 표준이 됐듯이 AI 시대에는 AI가 잘 들을 수 있는, AI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지지 않을까 하는 의견에, 이 대표는 "재밌는 상상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 음악이 조각화돼서 사용량이 계속 추적되고 쓰이는 플랫폼이면 결국 그 음악이 재료로 많이 선택받으면 수익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의 검색량이 적고 콘텐츠가 많이 차 있지 않은 영역에 대해서는 청취자분들이 조금 더 집중해서 (그 요소를) 넣어주는 형태의 발전이 될 수도 있고. 애초에 음악이라는 폼 자체가 뭔가 리믹스가 계속되면서 좀더 즐겁게 소비되는 형태로서의 변형도 있을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원 저작자의 권리 해소가 선결돼야 AI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질문도 나왔다. 이 대표는 "곡 하나에 대해서 100% 클리어런스(Clearance, 여기서는 '저작권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이라는 의미로 쓰였다)되는 것만 한다. 글로벌 표준이다. 그렇게 하려면 글로벌 메이저 저작자 쪽 몇 곳과 라이선싱한다고 다 되지 않더라"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굉장히 폭넓게 원작자 쪽, 인접자 쪽이랑 클리어링해 나가면서 그 순간에 (클리어런스) 100%가 된 걸 쓴다. 해외에서는 그런 식으로 진행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저작권 쪽 진행이 되진 않고 있다"라며 "100% 클리어런스만 활발히 하는 걸 저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애초에 카탈로그가 다 제공되는 거로 라이선싱이 바뀌었고, 수익화나 사업화 관련해서 수익 배분 비율 합의도 2주 전에 끝났다. 잘 정리됐고, 리믹스나 권리 시스템을 갖춘 AI 서비스가 사용자한테 얼마나 호응이 있는가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