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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의무인가요?" 안전공업 참사에도 외면받는 산단 화재 교육 ②'참사 직결 항목 없었다' 소방시설 집중된 화재 점검 한계 (계속) |
대전 안전공업은 매년 자체 소방점검에 나섰지만 14명이 숨진 참사는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점검 체계가 소화시설 작동 여부에 치우쳐 있어 현장 위험 요소를 걸러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17일 대전시에 따르면 안전공업은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023년부터 소방 점검업체를 통해 매년 2차례(작동·종합) 점검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점검은 소방시설의 정상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현행 32개 자체 점검 항목이 건물에 설치된 소화·경비·피난구조(비상조명등) 등 시설 점검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안전공업 화재 당시 급격한 연소 확대를 부른 윤활유와 절삭유 찌꺼기, 유증기 및 환풍기 설치 등의 점검 항목은 없었다. 또 대피를 지연시킨 불법 증축 공간도 점검 항목에서 배제됐다.
불법 증축 공간일지라도 소화기와 감지기 같은 소화 및 경보설비가 제대로 갖춰졌다면 지적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방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방치된 위험 요인들은 사고 이전부터 인근 기업들에게 감지됐다. 인근 기업들은 악취 수준의 기름 냄새와 분진 오염이 심각했다며 공단 측에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안전공업 인근의 한 기업 대표는 "봄철에는 더우니까 안전공업 측이 창문을 열고 작업하는데 그때마다 유증기와 먼지가 넘어와 주위 업체들의 불만이 상당했다"며 "공단 측에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기준 이하라는 이유로 바뀌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공업 화재 피해가 컸던 이유도 공장 내에 쌓여있던 유증기나 분진 등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제기된 위험 신호가 소방 점검과 공단의 감시망에도 반영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소방 점검 항목을 대폭 확대해 공장 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건축 및 산업 안전 전문성도 갖추지 않은 소방 업체가 안전관리 전반을 점검한다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송정보대 고왕열 재난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산업 안전 부분까지 소방 점검에 포함하는 것은 과중한 업무 부담"이라며 "공장 내 건축물은 건축 전문가가, 산업 안전관리는 노동당국이 주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단지 내 위험 요소를 사전에 걸러내기 위해서는 기관별 점검을 넘어선 통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산단 내 업체들도 화재 위험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방·안전 점검이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덕산업단지 한 입주기업 대표는 "산단에서 화재가 나면 인근 공장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며 "위험물을 관리하는 업종이나 화재 위험도가 높은 기업들은 관계기관이 주기적으로 점검해 화재 위험을 사전에 차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