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광주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광주시의회가 광주소방안전본부의 대응 체계와 조직문화를 강하게 질타하며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했다.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5일 광주소방안전본부 소관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지난해 숨진 광산소방서 소속 소방공무원 A씨 사건을 다뤘다.
이날 질의는 소방공무원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찾아가는 상담실 운영사업' 예산 심사 과정에서 이뤄졌다.
채은지 광주시의원은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보살피겠다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작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소방본부의 고충처리 시스템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유족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어떤 절차적 조치가 이뤄졌는지 설명해야 한다"며 "유족 입장에서는 5개월이라는 시간이 조사 지연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특히 고인이 생전 상담했던 내용이 행정문서에 포함된 사실을 언급하며 상담 비밀 보장 체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정신건강 상담 내용이 문서에 기재되고 외부에 알려졌다면 상담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특정 부서의 문제가 아니라 소방본부 전체가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A씨가 생전 과도한 회식 참석과 음주 강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광산소방서는 자체 조사에서 특이사항이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후 고인의 생전 상담 내용이 면직 관련 행정문서에 기재된 사실이 알려지고, 5개월간 별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유족 측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소방청이 감찰에 나선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현재 국무조정실이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고영국 광주소방안전본부장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개인의 상담 내용이 행정문서에 포함된 부분은 행정 부주의라고 하기에는 크나큰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족의 아픔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며 "객관적 정황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고 본부장은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며 "소방조직이 환골탈태할 수 있게 시스템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자치위원회는 관련 질의를 마친 뒤 '찾아가는 상담실 운영사업' 예산 등이 포함된 소방안전본부 소관 추가경정예산안을 원안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