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씁쓸한 중국… AI로 우승 영상 만들며 한풀이

월드컵 예선 탈락에 실망한 축구 팬들
승리 장면 등 담은 영상 SNS서 공유
영상 창작 대회도 열어…"웃픈 현실"

중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내용의 AI 영상.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 캡처

올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또다시 실패한 중국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며 축구의 한(恨)을 푸는 현상이 유행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웃픈'(웃기면서도 애잔한) 현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복수의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월드컵 탈락에 실망한 중국 축구 팬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재치 있고 풍자적인 동영상 클립을 제작해 올려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일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하면서 2승 7패로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볼 수 없게 된 중국 팬들은 가상의 월드컵 경기를 영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더우인(Douyin)과 같은 플랫폼에는 AI로 만들어진 영상들이 넘쳐나고 있다.

붉은 유니폼을 입은 중국 선수들이 골을 넣은 후 함께 기뻐하며 무릎을 꿇어 미끄러지거나 포옹하는 영상이 대표적이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축구 강국을 잇따라 패배시키고 중국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상도 제작됐다.

포복자세로 공을 넣은 중국 대표팀 축구 선수들을 연출한 AI 영상. 중국 소셜미디어 캡처

2030년 다음 월드컵을 위한 '획기적인' 전술을 제안하는 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선수들이 공을 단체로 애워싸거나 포복 자세로 공을 감싼 채 골을 넣는 방식 등이다. 한 영상에는 해삼을 닮은 동물을 타고 시원하게 골을 넣은 장면을 담았다.

유명 뉴스 플랫폼인 터우탸오(Toutiao)는 이런 유행에 편승해 아예 월드컵 AI 영상 창작 대회를 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선수 몸에 합성해 '바이시클 킥'이나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연출했다.

SNS 상에서는 "이번 대회에는 중국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이 있지만, 정작 축구 국가대표팀만 없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적지 않다.

중국 축구 대표팀의 성적은 중국 기업들이 월드컵 후원, 공인구 제작 등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팝마트의 '라부부' 인형이 개막식에 '특별 초청' 손님 형식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인 심판 마닝(Ma Ning)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이후 연속해서 심판 명단에 올랐다.

한 중국 매체는 "AI 영상 유행은 팬들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조롱이자 분노의 표현"이라며 "결국 팬들이 원하는 것은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그라운드에 서서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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