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국 패싱했나?'…스페이스X 공모 '0'이 불러온 도미노

금감원, 미래에셋 검사 착수…ETF 마케팅 점검 예고
'공모실패' 자산운용사, 스페이스X 장내 매수로 대응
물량 배정 안 한 골드만삭스에 불만 토로
"청약 규모 日에도 밀려…제도 손질해 하반기 도모해야"

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여파가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경위 파악을 위해 검사에 착수했고, 자산운용사들은 스페이스X 장내매수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의 '한국 패싱'에 불만을 터트리는 가운데 우주항공 관련 ETF를 매수한 투자자 일부는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 미래에셋증권 검사…자산운용사 ETF도 점검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투자설명서에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며 보통주 231만 4815주 배정을 '약정'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미래에셋증권에 최종 배정한 물량은 '0'주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의 증거금을 전액 환불했다. 다만 스페이스X 상장은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의 최대 이벤트였던 만큼, 청약 실패의 후폭풍이 일고 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 검사에 착수했다. 스페이스X 공모주 미배정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배정 무산 가능성 등 투자 위험성을 충분히 알렸는지 살펴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확보한 스페이스X 공모주를 ETF에 담으려고 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물량 확보가 불발됐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장내 매수를 통해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에 스페이스X 비중을 26.41%로 담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6일 종가로 스페이스X를 매수해 'TIGER 미국우주테크'에 편입할 예정이다.
 
다만 자산운용사들이 우주항공 관련 ETF를 홍보하며 스페이스X 공모 물량을 확보할 것처럼 홍보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금감원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공모 절차가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 맞는지, 투자 위험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라며 "자산운용사들의 ETF 마케팅도 점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한국 패싱' 불만도…"글로벌 체격 키워야"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골드만삭스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한때 글로벌 주식시장 6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자본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미국 주식 보유금액이 2천억달러(약 302조원)에 달하는 등 '큰손' 역할을 하는 국내 투자자를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본이 22억달러(약 3조원)어치를 배정받은 것과 비교가 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서학개미의 투자 규모나 국내 자본시장의 위상을 고려하면 골드만삭스의 명백한 '한국 패싱'이라고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골드만삭스는 왜 한국에 1주의 공모주도 주지 않았던 걸까?

우선, 미래에셋증권의 청약 규모가 적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에 나서지 않으면서 청약 규모가 5억달러(약 7600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 청약 수요는 2500억달러(약 379조원)를 돌파하면서 목표했던 750억달러(약 114조원)를 4배 가까이 웃돌았다. 일본은 청약 규모만 62억달러(약 9조원)에 달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체격에서 밀렸다는 분석이다. 애초에 미래에셋증권도 사상 최초로 스페이스X의 일반 개인 투자자 공모 추진을 검토했지만,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데다 IPO 일정까지 당겨지면서 추진이 실패로 돌아갔다.

금융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50인 이상 공모 시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있어서 일반 투자자 공모가 무산되면서 스페이스X 청약 열기가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하반기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초대형 IPO가 예정된 만큼 제도적 손질을 통해 체격을 키워야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올해 '서학개미 복귀' 등 강력한 외환시장 관리를 해왔던 점도 골드만삭스의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한편 글로벌 대표주관사가 물량 배정의 전권을 쥔 미국 기업공개(IPO)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모를 단 한 주도 주지 않은 배경에 대해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영업을 하지 않는 골드만삭스의 일방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경위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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