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전 합동참모의장에 대한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의 신병 확보가 불발됐다. 종합특검의 '1호 인지' 사건이었던 만큼 구속영장 기각이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종합특검이 활동 종료까지 한 달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잔여 수사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 정진팔 전 합참 차장,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의 구속영장은 발부됐다.
김 전 의장 등은 종합특검이 출범 후 처음으로 인지해 수사에 나선 사건이었다. 국군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의혹,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김건희씨 수사 무마 의혹 등 종합특검이 현재 수사 중인 주요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
이들 사건의 경우 3대 특검에서 수사했지만 활동 기간 만료 등으로 마무리되지 않은 것들이었다. 관련자 진술과 물증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에서 종합특검이 넘겨 받아 수사에 나선 셈이다.
이와 달리 김 전 의장 등 합참 지도부의 내란 가담 의혹은 종합특검이 직접 법리를 구성하고 증거를 확보한 사건이었다. 내란특검도 김 전 의장에 대해 직무유기 등 혐의 적용을 검토하긴 했지만,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에 나선 것은 종합특검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첫 법정 공방에서 다소 아쉬운 결과를 거뒀다.
종합특검은 김 전 의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가 계엄 사무를 우선할 수 있도록 단편명령을 내리고, 참모들로부터 국회로 투입된 특전사·수방사 병력에 대한 철수 건의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이러한 행위로 내란 범행을 도왔으므로 내란 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는 것이 종합특검 논리였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구속 심사의 결론이 유·무죄 판단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소 전 가늠자로서 역할은 하는 만큼, 종합특검으로선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를 다시 검토하고 법리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종합특검의 수사 종료 시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내부에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차 수사 기한을 마친 종합특검은 30일간 활동을 연장했으며, 추가 연장이 가능해 다음 달 24일까지 수사할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김 전 의장에 대한 보강 수사에 집중하다보면 다른 수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현재 김 전 의장 사건을 맡은 수사팀에선 방첩사 블랙리스트 의혹, 계엄 버스 의혹 등의 사건도 수사 중이다.
사실상 후반기로 접어든 종합특검이 공언한 것처럼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앞서 종합특검은 성과 부족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권창영 특검 명의로 담화문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권 특검은 "수사 인력이 조기에 공소 유지 인력으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하고 한정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사 개시 때부터 '구속영장 청구 자제' 방침을 세웠다"며 후반기에 신병 확보를 집중하는 '헤비 테일'(Heavy-tail) 전략을 시사한 바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 대상 사건을 신중하게 선별해 단기간에 역량을 집중했는지 의문"이라며 "역대 가장 특별하지 않은 특검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