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눈부신 선방이었다.
주인공은 인구 52만 소국 카보베르데의 골키퍼 보지냐. 프로투갈 2부 샤베스에서 뛰는 불혹의 골키퍼가 스페인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카보베르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7위 카보베르데는 2위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획득했다.
해외 매체들은 '기적', '영웅', 그리고 '이변' 같은 표현으로 카보베르데의 무승부에 박수를 보냈다.
스페인의 일방적인 공격이 펼쳐졌다. 패스 시도 804개, 슈팅 시도 27개. 하지만 카보베르데는 수비진의 육탄 방어와 보지냐의 선방으로 버텼다. 보지냐는 골문으로 향한 스페인의 슈팅 7개를 쳐내면서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보지냐는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돈 때문에 미국에 오지 못한 어머니 때문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보지냐의 어머니는 1만5000달러(약 2270만원)의 반환 보증금이 없어 미국 비자를 받지 못했다.
보지냐는 "인생 전체를 걸고 노력해온 순간"이라면서 "조부모님과 함게 자랐는데 몇 년 전 돌아가셨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분들이다. 또 어머니가 비자 문제로 이 자리에 오지 못해 눈물이 흘렀다. 비자 비용 때문에 비자를 받지 못했다. 어머니가 여기 계셨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보지냐는 불혹의 나이에 처음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를 밟았다.
보지냐는 "이 순간을 위해 평생 노력했다. 나는 40살이다. 2012년 25살에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이 꿈 때문에 계속했다. 내가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지만, 동료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나는 앞으로도 카보베르데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가 우리를 월드컵을 즐기러 왔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경쟁하고 싸우기 위해 왔다. 한 번이라도 이길 수 있기를, 그리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