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이 극우 성향의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이용자들을 만나 일베 문화가 사회 곳곳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16일 MBC에 따르면 이날 방송되는 '일베 이즈 백–다시 만난 일베'에서는 과거 온라인 음지에 머물렀던 조롱과 혐오의 표현이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며 청소년들의 교실까지 침투한 현상을 다룬다.
제작진은 과거 일베 문화가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현재는 모니터 밖 현실 공간에서도 그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 이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일부 청년들이 서거 장소인 부엉이 바위에서 부엉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고 동상 앞에서 일베 손 모양으로 인증샷을 남겼다.
지난해 같은 날에도 학생들이 단체로 모여 조롱성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한다.
또, 온라인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을 비하하는 '중력절'이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빗댄 '호떡절' 등 참사 조롱 게시글이 공유되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또래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고 제작진은 전한다.
방송에서는 과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비하하고 단식투쟁 중인 유가족 앞에서 이른바 '폭식 투쟁'을 벌여 공분을 샀던 일베 이용자도 만난다.
제작진은 당시 단원고 교복을 입고 희생자를 조롱하는 내용의 사진을 게시해 일베 이용자 중 유일하게 실형 4개월을 선고받았던 차현동(가명) 씨를 추적한다. 12년이 지난 현재 32세의 청년이 된 그에게 과거 행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묻는다.
이 밖에도 10대 청소년부터, 과거 일베 활동을 했지만 현재는 커뮤니티를 떠난 30대 전향자까지 다양한 연령과 이력을 가진 20명을 대상으로 심층 그룹 인터뷰를 진행한다.
참가자들에게는 "언제, 왜 일베를 시작했는지", "본인이 일베라는 사실을 주변에 밝혔는지", "고인 모독 게시물이나 사회적 논란이 된 행태들이 정말 괜찮다고 보는지", "그 조롱의 대상이 내 가족이 되어도 용인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던진다.
처음에는 '단순한 재미와 유머일 뿐'이라던 참가자들은 개인 인터뷰에서 이주노동자나 특정 지역에 대한 배타적 편견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근거 없는 음모론 등 문제적 인식이 드러냈다고 한다. 또, 학교에서 사용되는 일베 용어에도 일종의 '등급'이 있다고 전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벼운 유희로 조롱을 무비판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편견과 혐오가 신념처럼 굳어져 결국 개인의 사회적 인식을 형성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조롱이 놀이가 된 시대, 일베 문화가 어떻게 일상 속으로 침투했는지 추적한 'PD수첩'은 이날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