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뒷방 신세가 되는 시기가 있다.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이다.
월드컵은 대회 기간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모은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프로야구에 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한국 축구대표팀의 성적이 좋은 것과 비례해 관중의 관심도 축구쪽으로 쏠린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KBO리그 관중 수는 월드컵이 열린 해에 감소하거나 증가세가 둔화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KBO리그 총관중은 239만4570명이었다. 이는 전년도인 2001년(299만1064명)의 80% 수준이다. 독일 월드컵이 열린 2006년에도 관중 수는 304만254명이었다. 2005년(338만8349명)의 89.7% 수준에 그친 셈이다.
이후 월드컵은 프로야구 관중 증가세를 잠시 주춤하게 만드는 변수로 작용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 KBO리그 관중은 592만8626명으로 2009년(592만5285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가 2011년(681만28명)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도 비슷했다. 2014년 KBO리그 총관중은 650만9915명으로 2013년(644만1845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2015년에는 736만530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2015년엔 구단 수와 경기 수가 늘어난 점도 관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월드컵이 열렸던 2018년에는 807만3742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전년도(840만688명)보다 약 33만명이 줄어들었다. 4년 연속 이어졌던 관중 증가 추세도 멈췄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의 여진이 남아있는 데다 대회가 겨울에 열려서 KBO리그 일정과 겹치지 않았다.
최근 세 차례 월드컵(카타르 대회 제외) 가운데 프로야구 관중 감소 폭이 가장 작았던 대회는 브라질 월드컵이었다. 당시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지난 12일 개막한 북중미 월드컵은 2026 KBO리그 흥행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현재까지는 월드컵 개막 영향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KBO리그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주말 3연전 14경기 중 12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한 경기 평균 1만9640명의 관중을 모았다. 이는 올 시즌 한 경기 평균 관중(1만8226명)보다 많은 수치다.
주말 경기에는 평소보다 많은 관중이 KBO리그 경기장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다만 직전 주말인 5~7일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9185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드컵 개막 후에도 KBO리그 관중 추이에 유의미한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