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현직 경찰관들이 초과근무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초과근무 기록을 대신 입력해준 경찰관들에 대해서는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 식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16일 광주 남부경찰서는 공전자기록위작 등의 혐의로 동부경찰서 수사부서 팀장 A씨와 팀원 2명 등 모두 3명의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실제 초과근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다른 경찰관들에게 내부 시스템 접속 정보를 건네 초과근무 기록을 남기도록 해 수당을 부당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부경찰서, 초과근무수당 부정 대리자 수사 '깜깜이'
문제는 공범 여부다.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초과근무 기록을 대신 입력해준 경찰관들에 대해서는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경찰관이 내부 시스템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허위기록을 했다면 같은 혐의에 대해 공범 여지가 있다.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은 허위 기록이 내부 전산망에 입력돼야 성립되는 만큼 기록을 대신 남긴 경찰관들의 인식과 관여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리 입력 경찰관들이 실제 근무가 없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피의자들의 요청을 받고 반복적으로 기록을 남겼는지 등이 확인돼야 공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피의자들은 부정 수령을 위해 지난 2024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경찰관들에게 내부 전산시스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경찰관들은 피의자들이 미리 임시 저장해둔 허위기록을 다시 저장하는 방식으로 문서 생성 시간을 변경한 뒤 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6개월 만에 피의자 소환…"수사지연"
수사 지연 논란도 '제 식구 감싸기' 식 수사 의혹을 키우고 있다.
고발장이 지난 2025년 12월 일선 경찰서에 접수된 점을 고려하면 최근에야 피의자 소환 조사가 이뤄진 것을 두고 늦장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3월 경찰은 피의자들의 통화 기록과 메신저, 이메일 등 전산 자료 확보를 위한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3개월이 지나서야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내부 사건이 아니었다면 수사를 통해 비교적 빨리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인데도 6개월이 지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은 수사 지연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은 다수의 경찰관이 연루된 의혹인 만큼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남부경찰서는 A씨 등 3명에 대한 대면조사를 통해 사실관계와 법리를 검토할 예정이다.
광주경찰청은 수사 이후 내부 감사 등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