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뚫을 카드는?…전재수 정무라인 인선에 '쏠린 눈'

지역구 국회의원 0명, 시의회는 야당 우위… 정무라인 역할 중요
정주영·반선호 등 거론, 경제부시장은 안갯속
"유능해야 친절하다" 전재수 당선인 인사 원칙, 정무라인 인선이 첫 시험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4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정무라인 인선에 시청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도, 시의회 다수당도 야당인 상황에서 정무라인이 어떻게 짜이느냐가 향후 시정 운영의 동력을 가늠하는 첫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불리는 정무라인은 시장의 시정 철학을 공유하고 시의회 등 정치권과의 가교 역할을 한다. 산하기관을 제외한 시청 내 정무라인은 관련 법과 조례에 따라 16~17명 가량으로 짜인다.

2급 1명과 3급 2명의 전문 임기제 공무원 3명을 비롯해 1급 상당 정무특보, 3급 상당 보좌관 5~6명, 4~5급 상당 비서관 등의 별정직으로 채워진다. 경제부시장(현 미래혁신부시장)도 통상 정무라인으로 분류된다.

여소야대 지역 정치권 속 정무라인, 역할 막중


민선 9기 부산시정 정무라인의 어깨가 유독 무거운 이유는 우호적인 정치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전재수 당선인의 지역구였던 북구갑이 무소속 한동훈 의원에게 넘어가면서 현재 부산 국회의원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한 명도 없다. 부산시의회 역시 야당인 국민의힘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시정 운영 곳곳에서 협조를 구해야 하는 처지다.

지방정부 수장과 의회 다수당이 엇갈리는 여소야대 구도에서는 시정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권을 설득할 정무라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는 게 시청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예산안 처리나 조례 개정 등 시의회 협조가 필수적인 사안마다 정무라인이 야당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 시정 추진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차재권 인수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박중석 기자

야당 일색인 지역 내 정치 환경에서 협치의 물꼬를 트려면 정무라인이 단순한 의전·연락 기능을 넘어 실질적인 정치적 조정자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 당선인도 이런 구조를 의식한 듯 "전재수를 시장으로 뽑고 시의회를 국민의힘 다수당으로 만든 것은 (시민들께서) 전재수 혼자 마음대로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양보와 타협의 협치 모델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 시정 출범 눈 앞인데, 정무라인 인선은 안갯속


민선 9기 출범을 10여 일 앞두고 있지만 아직 새 시장과 함께 시청에 들어올 정무라인 면면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전 당선인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정주영 당선인 비서실장과 현재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반선호 부산시의원의 시청 입성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선거 캠프부터 함께한 핵심 인사라는 점에서 별도 검증 없이도 합류가 유력하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두 사람 모두 3급 상당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기초의회에서 활동한 젊은 정치인 2~3명도 별정직 공무원으로 타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인사 발탁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전 당선인이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내세운 '실무형·세대교체' 코드를 이어가려는 의중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당선인의 정치적 연고지인 북구에서 활동한 인사들의 이름도 함께 오르내린다. 전 당선인은 각계에서 인사를 추천받아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15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실을 찾아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과 인사 기준 등을 말했다. 박중석 기자

경제부시장 자리에는 누가?


사실상 정무라인으로 분류되는 경제부시장 인선도 관심사다. 행정부시장과 달리 경제부시장은 외부 인사 선임이 가능한 자리여서 정치권 하마평이 유독 무성한 자리로 꼽힌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전 당선인의 지역구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2년 뒤 총선을 준비하는 인사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해양수도 완성과 맞물려 경제부시장 직제를 해양부시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염두에 둔 전망도 제기된다.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이 함께 나오는 데, 뚜렷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양수산부와의 인사 교류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해수부가 부시장급 인사를 보내고 시가 실국장급 인사를 해수부로 보내는 맞교환 방식이다. 해수부 장관 출신 시장이라는 이력을 토대로 시와 해수부의 관계 강화 기대하는 시선에서 나오는 시나리오다.

인력풀 한계? 능력 중심 새판?


정무라인이 외부에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상황을 두고 시청 안팎의 해석은 정반대로 갈린다.

한쪽에서는 전 당선인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력풀이 좁아 자칫 특정 인사로 권력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과거 민주당 계열로는 처음으로 부산시장에 당선된 오거돈 시정 초기에도 좁은 인력풀에서 비슷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깔려 있다.

반대로 선거 승리의 전리품을 나누듯 자리다툼이 벌어지지 않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인수위 구성 단계에서부터 "생색내기식 인선을 걷어내겠다"고 공언한 기조가 정무라인 인선에도 이어진다면, 실력과 능력 위주로 라인업이 짜일 수 있다는 기대다.

부산시청. 부산시 제공

부산시청 한 공무원은 "보통 선거가 끝나면 정무라인으로 누가 들어올 수 있다는 하마평이 나오는데 이번은 유독 가늠이 어렵다"며 "능력과 필요에 따른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전재수의 인사관 "유능하지 않으면 친절해질 수 없다"


전 당선인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능함에 나이와 진영이 어디있느냐?"며 "능력만 있다면 가리지 않고 발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친절함을 강조한다"며 "친절함은 유능함과 겸손함에서 나오며, 유능하지 못하고 겸손하지 않으면 친절해질 수 없다"고 인사에 대한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진영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유능함이 먼저 보겠다는 전 당선인의 인사 원칙이 실제 첫 정무라인 인선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된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