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거' 혐의 신경호 강원교육감 항소심도 당선무효형

항소심 재판 마치고 나오는 신경호 강원교육감. 구본호 기자

불법 선거운동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17일 신 교육감의 교육자치법 위반 및 사전뇌물수수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신 교육감이 제공받은 500만원과 73만5천 원 상당의 리조트 숙박권 등 총 573만5천 원에 대한 추징 명령도 유지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전 교육청 대변인 이모씨와 전직 체육교사 한모씨 등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도 모두 기각했다.

신 교육감 측은 줄곧 전 교육청 대변인 이씨의 단독 행동임을 주장하며 무죄를 주장해왔으나 재판부는 두사람 간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신 교육감이 자신에게 현금 500만 원과 리조트 숙박을 제공한 한씨가 교육 관련 보직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이씨를 통해 전달받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특정 보직을 언급한 사실이 없더라도 교육 관련 보직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의사표현을 한 점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봤다.

특히 신 교육감이 정치자금법에서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한씨로부터 받은 현금 반환 의사를 표현한 정황도 나타나지 않는다며 뇌물수수에 대한 고의성도 인정된다고 결론냈다.

당시 신 교육감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 결과가 나와 공무원이 될 개연성이 있는 자에 해당하고, 강원도교육청 공무원 운영에 관한 사항이 교육감 직무에 포함된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육감을 표방하는 사람으로서 이씨와 공모해 한씨에게 이익제공을 약속했다"며 "수수한 재산상 이익 등 금액의 규모도 결코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핵심 증거인 이씨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등이 위법한 압수절차에 의해 시작된 수사라는 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한 검찰의 주장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에 대한 불법 선거 혐의 사건 선고공판 직후 발언하는 전교조 강원지부 관계자. 구본호 기자

신 교육감은 이씨와 2021년 7월부터 2022년 5월 선거조직을 모집하는 등 선거운동을 위한 사조직을 설립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교육감 당선 시 전직 교사 한씨를 도교육청 체육특보로 임용해주겠다고 약속한 사실도 공소장에 담겼다.

또 교육감 당선 시 도교육청 대변인으로 임용해주는 대가로 이씨로부터 2021년 11월 1천만 원을 받은 혐의와 함께 이씨와 공모해 금품을 수수한 행위 등 총 5건의 뇌물수수 혐의도 더해졌다.

1심 재판부는 신 교육감이 선거운동에 대한 보상 명목으로 한씨로부터 7차례에 걸쳐 태백의 한 리조트 숙박을 제공받고 현금 500만 원을 받은 사실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이씨에게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으며, 한씨는 벌금 300만 원에 처해졌다.

나머지 피고인들과 신 교육감 간의 4건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핵심 증거인 이씨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등이 위법한 압수절차에 의해 시작된 수사라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 이후 신 교육감은 "감사하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발걸음을 옮겼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이날 논평을 통해 "늦었지만 법과 상식이 바로 서는 판결이 내려진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이제 강원교육은 철 지난 이념 대결을 넘어 교육의 공공성, 민주성, 교육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자치법이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므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돼 교육감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 제한 등 불이익을 받는다. 또 2022년 지방선거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10억9179만 원을 전액 반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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