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부족에 이어 중국 선사 측에 수백억 원의 손실을 보전해주기로 해 논란이 인 제주-칭다오 신규항로. 결국 사업 추진 과정에서 법률상 규정된 투자심사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제처는 제주도가 요청한 법령 유권해석 결과를 지난 16일 누리집에 공개했다. 그 결과 제주도가 3년간 손실을 보전해주기로 한 협정은 반드시 투자심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판단됐다.
이번 논란은 제주도가 지난해 10월 제주와 칭다오를 잇는 항로를 개설하면서 중국 선사 측에 항로 운항에 따른 손실금 수백억 원을 3년간 지급하기로 한 협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투자심사도 받지 않아 위법 논란까지 일었다. 협정에 나온 손실보전금은 지방재정법상 '예산 외 의무부담'에 해당해 투자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패싱'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항만 관리·운영 조례상 '안전한 항만운영과 해상 교통·운송 편의 증진 사업에 대해 필요한 경비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해 투자심사를 받지 않았다.
지방재정법상 투자심사 예외 조항인 '조례에서 정한 의무부담'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우선 법제처는 "제주도가 근거로 삼은 항만 관리·운영 조례 등은 예산 지원 근거가 도지사에게 상당한 재량이 주어져서 구체적으로 얼마를 어떻게 지원할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선사 측과의 협정은 손실비용 액수를 계산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정했다. 손실비용보전금은 조례가 아닌 협정을 통해 비로소 확정됐기 때문에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협정으로 조례를 뛰어넘어 재정에 손실이 예상된 만큼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는 '제주도 업무제휴·협약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칭다오 신규항로 개설 협정 체결 전에 도의회 동의를 받아서 투자심사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제처는 "제주도 주장대로라면 도의회 동의만 받으면 각종 협약이 투자심사에서 제외돼 사업 타당성을 심사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지방재정법 취지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물동량 부족 문제에 이어 법률상 규정된 투자심사도 받지 않아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위성곤 제주지사 당선인은 이날 당선 이후 첫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제주-칭다오 신규항로 사업에 대해서 외교적인 문제, 법률적인 문제, 협정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