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는 모습이 나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 2회 말미 나화진(김무열)이 김형주(전봉석)에게 건넨 "형주야, 진짜 괜찮아"라는 대사는 배우 김무열이 현장에서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김무열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저는 카메라 뒤에서 함께 연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말을 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말하게 됐어요. 그 친구도 도움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이어 "나화진을 연기하면서 많은 배우들을 만났다"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저도 몰랐던 모습이 나왔고 미처 해석하지 못했던 나화진의 모습도 나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작품 속에는 상대 배우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섬세한 애드리브부터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즉흥적인 장면까지 곳곳에 담겼다.
대표적인 장면은 7회 차량 뒷좌석에서 최강석(이성민)이 나화진에게 "뒤끝 있다"고 말하는 신과 9회 나화진이 최가윤(하영), 최강석과 함께 자리를 하는 신이다.
그는 "'어쩔 수가 없네'라는 대사는 애드리브였다"며 "2회 초반 교권보호국을 비판하는 집회를 바라보며 나화진과 최강석이 나누는 대화 일부도 현장에서 만들어졌다"고 웃었다.
시원한 액션과 감정 연기를 오간 김무열은 가장 부담이 컸던 장면으로 1회 등장 신을 꼽았다.
그는 "시청자 분들에게 재미를 전달하는 동시에 교권보호국이 앞으로 어떤 일을 헤쳐나갈지 세계관을 확립해야 하는 장면이었다"며 "상징적인 대사까지 담겨 있어 가장 어려웠던 회차"라고 밝혔다.
"박지연 무서웠어…교육 현장 풀기 어렵겠지만 희망 메시지 담아"
기억에 남은 장면으로는 작품 마지막 조규철(이봉준)과 마주하는 신을 꼽았다.
김무열은 "교사였던 약혼녀의 죽음을 계기로 나화진이 교권보호국에 참여하게 됐고, 작품 속에서도 이를 의심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다"며 "결과적으로 조규철을 용서하면서 약혼녀의 뜻을 이해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가장 마음이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화진이 '규철아 그러면 안 돼, 괜찮아 우리 다시 해보자'라고 얘기를 하는데 교육 현장의 문제는 쉽게 풀 수 없는 부분이지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촬영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기도 했다. 작품 속 초등학생들과 함께한 장면을 떠올린 김무열은 "아이들에게 밥을 먹여주는 장면이었는데 반찬이 방울토마토였다"며 "한 학생이 방울토마토를 싫어한다고 해서 다른 학생과 촬영을 진행했는데 그 학생도 싫다며 제 손에 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다른 아이들도 방울토마토를 먹지 않겠다고 하면서 제 손과 식판 위에 방울토마토가 쌓여있었다"며 "재미있으면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현장이었다"고 웃었다.
작품에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지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두 사람은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2022)'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 조용한 인물을 연기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연기하는 거 보고 너무 놀랍고 무서웠죠. 제가 지연 씨에게 끔찍하다고 이야기할 정도였어요.(웃음)"
이어 촉법소년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열정도 전했다. 그는 "촉법소년들의 무지막지한 발랄함도 기억에 남는다"며 "그 친구들이 14세 학생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합숙까지 하면서 고민했다고 하더라. 그 친구들이 너무 에너지가 넘쳐서 저희가 진정시킬 정도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사냥개들2' 정지훈? 붙으면 나화진 이겨…어른은 책임감 있어야"
작품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른 데 이어 2주 연속 1위를 지키며 관심을 받고 있다.
김무열은 주변 반응을 전하는 과정에서 아내이자 배우 윤승아도 재미있게 봤다고 밝혔다. 그는 "아내가 냉정하게 얘기를 잘 해준다"며 "잘될 것 같다고 얘기하는 건 거의 없었는데 이번 작품은 잘될 것 같다고 얘기해주더라"고 웃었다.
이 가운데 미국 프로레슬러 출신 할리우드 배우 존 시나는 자신의 SNS 계정에 김무열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무열도 해당 게시물에 "Now you can see me(이제는 날 볼 수 있겠다)"라고 댓글을 남기며 존 시나의 유행어를 재치 있게 바꿔 화답했다.
그는 "WWE 나왔을 때 부터 주변 동생이 닮았다고 해 관심 있게 봤었다"며 "평소 인터뷰하는 걸 보고 생각이 깊다고도 봤는데 제 사진을 올려주셔서 저도 SNS에 올릴지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 유행어를 활용해 재치 있게 바꿔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NS를 통해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미국, 말레이시아 등 곳곳에서 연락을 준다"며 "해외 교사분들한테도 연락을 받기도 해 작품 메시지에 대해 더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2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단톡방에서 홍종찬 감독님이 '우리 어떡하냐'라고 반응해서 제가 '시즌2 가야죠'라고 보낸다는 걸 0을 하나 붙여서 '시즌20 가야죠'했다"고 웃었다.
이어 "시즌제로 가게 되면 더 잘 만들어서 해봐야겠다"며 "매 에피소드마다 배우들이 잘해줘서 다 명장면이었다. 뷔페 식당에 온 것 처럼 받아먹기만 했다"고 강조했다.
학창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인 정지훈(비) 반응에 대해서도 전했다.
"물어볼 게 있어서 오늘 뭐하고 있냐고 물어보니까 (월드컵) 축구 보고 있다고 하던데요.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사냥개들2'에서 나온 임백정(정지훈)의 특별출연에 대해 물어볼 수 있겠지만 붙으면 나화진이 이길 거 같아요.(웃음)"
끝으로 김무열은 자신이 생각하는 '어른'의 의미에 대해 "책임감을 지니는 사람이 어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권보호국에서 활동하는 내용이 현실에선 불가능한 것들이지만, 나화진이라는 인물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입하는 이유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