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아카데미, '더숲 아카데미하우스'로 재개관

[앵커]
 
서울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아카데미하우스는 산업화와 군사독재, 민주화운동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 마다 기독교적 영성을 모색해온 곳입니다.
 
하지만 운영난 속에 매각이나 임대가 검토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오다 10여 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복합문화공간 더숲 아카데미하우스를 최창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고 강원용 목사가 1966년 독일교회 등의 후원을 받아 설립한 크리스천 아카데미는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 이념과 계층을 넘나드는 대화모임이 열리며 민주화운동의 산실로 기능했습니다.
 
전국이 민주화의 열기로 들끓었던 1988년 5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이 대통령 직선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야권 3김 회동이 이뤄진 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크리스천 아카데미는 환경오염과 양극화, 인간화 등 당대의 불편한 주제이자 고질적 병폐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고 강원용 목사 생전 인터뷰 영상]
"우리나라에 가장 사람을 사람답지 못하게 비인간화를 시키는 힘이 뭐냐 근본적인 것은 양극화다. 각계에 있어서의 양극화다. 이 양극화를 해결 안하고서는 인간화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아카데미 하우스는 민주화 이후 운영난을 겪다 지난 2004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유지재단이 매입한 뒤 10년 간 총회 본부로 사용됐습니다.
 
지난 2014년 총회 회관이 종로5가로 옮겨가면서 외부 업체에 임대해 운영을 맡겼지만 소송전으로 번지며 10년 동안 방치됐습니다.
 
[육순종 이사장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유지재단]
"이 건물을 매입하고 오랫동안 썼지만 또 오랫동안 폐허로 방치했습니다. 해보려다 주저앉고 주저앉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소중한 곳이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매각이냐 임대냐를 놓고 고심해온 기장 총회는 임대로 최종 가닥을 잡았고 리모델링 공사 끝에 이번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더숲 아카데미하우스 개관식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은 과거의 명성에 버금가는 역할을 기대했습니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
"양극화, 인간화는 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아주 중요한 주제들이었어요. 앞으로도 더숲 아카데미하우스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무너진 가치, 대립은 대화로 풀고 오해는 이해로 만드는 소중한 공간으로 발전되기를…."
 
[이훈삼 총무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AI, 휴머노이드, 복제인간 같은 시대를 급격하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 바람대로 이런 경향이 유토피아로 끝나면 좋겠지만 불안한 것은 이것이 디스토피아로 파국으로 끝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야말로 진짜 이상, 로고스가 절실한 것이고…."
 
새로워진 더숲 아카데미하우스는 크고 작은 7개 건물에 대화의집과 도서관, 명상센터, 회의실과 공유 사무실, 전시 공간,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들어섰습니다.
 
특히 북한산 숲과 문화예술 공간을 통해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영감, 창조적 사유의 여백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탁무권 대표 / 더숲 아카데미하우스]
"책과 공간, 예술과 영화, 사색과 명상, 치유, 자연의 품과 밤하늘 아래에서 요즘 길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에게 자신과 이웃,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이타심과 창의성의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현대사 고비마다 대화와 성찰을 이끌었던 크리스천 아카데미.
 
여전히 반목과 대립으로 신음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위대한 유산으로 남아 신앙적 영감을 주고 사회 통합의 밑거름이 될지 주목됩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 기자 이정우]
[영상 편집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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