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유세 중 '음료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개혁신당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가 '자작극'을 벌였다는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당시 음료를 던진 30대 남성과 정 전 후보가 지인 관계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정 전 후보와 당시 음료를 던진 A(30대·남)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음료 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난 4월 27일 이전에 정 전 후보와 A씨가 통화한 기록을 찾아냈다. A씨는 부산 사상구의 한 헬스장 트레이너로 일하던 인물로, 사건 발생 이전부터 정 전 후보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헬스 트레이너 A씨는 정 전 후보 가족들에게 PT 수업을 해주던 인물로, 정 전 후보와도 8년 정도 알고 지낸 사이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전 후보 캠프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사건 당일 정 전 후보 건강 상태와 캠프 대응 과정, 이후 보도자료 작성과 배포 등이 이뤄진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언론에 배포된 현장 사진은 평소 선거 유세에 동행하던 사진 기사가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날 부산 금정경찰서에는 사건 당일 정 전 후보가 입원했던 병원 의료인들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이 접수됐다. 정 전 후보에 대한 의료 행위가 실제 의료문서에 근거한 것인지 수사해 달라는 취지로 알려졌다. 정 전 후보가 당시 입원한 병원은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곳이다.
부산 금정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며 "수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오전 8시쯤 부산 금정구에서 출근길 선거 유세 중에 운전자 A씨가 던진 음료 컵에 맞고 쓰러졌다. 당시 정 전 후보 측에 따르면 A씨는 "어린 X이 무슨 시장이냐"고 말하며 컵을 던졌고, 이에 뒤로 넘어진 정 후보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뇌진탕 등 진단을 받았다. 사건 당일 A씨는 경찰에 긴급 체포됐고,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정 후보는 A씨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자작극'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정 후보를 입건한 뒤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선거 다음 날인 지난 4일에는 정 후보 캠프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