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버스 기사로 전업한 20대 청년의 사연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승준(29) 씨는 17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삼성전자 갤럭시 모바일 사업부에서 퇴사를 결심한 이유와 버스 기사 직업을 선택한 배경을 전했다.
그는 "갤럭시 모바일 사업부에 있었다"며 "당시 초봉이 5천 만원이었고 성과급도 많이 받으면 한 해 3천 만원 받았다. 우리 사주도 받아서 당시 돈은 많이 벌었다"고 운을 뗐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이 씨는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며 4년 간 공부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주말마다 월 80만 원을 들여 대학생에게 과외를 받기도 했다.
그는 "조부모님과 누나 동생과 살면서 가정을 이끌어야 겠다는 책임감을 가졌다"며 "뒷받침 될 수 있는게 금전적인 거 같아서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사 6년 만에 퇴사를 결정했다. 이 씨는 "회사 내에서 어떻게 하면 더 높이 올라 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내부에서 그렇게 오래가지 못하는 상사분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젊은 나이에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4년 차까지만 해도 퇴사 생각은 없었는데 마지막 팀장과 마찰이 좀 있었다"며 "기존 프로세스대로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팀장과 맞지 않았다. 물어보면 경력이 몇 년차인데 물어보냐고 하고 주도적으로 하면 왜 보고를 하지 않고 일을 하냐고 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또 "지역적인 비하를 듣기도 했다. 공원 산책하면서 숨통이 트이더라. 이게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인가 싶었다"며 "퇴사할 때 사회 낙오자가 된 느낌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버스 기사라는 새로운 길을 택하게 계기는 제주 여행이었다. 이 씨는 "제주에서 버스 기사를 우연히 만났는데 바다를 보고 운전하며 돈도 버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떠올렸다.
이어 "주변 의식을 많이 신경 쓰다 보니까 남들이 우러러 보는 기업, 남들이 가고 싶은 대학에 욕심을 부렸던거 같다"며 "버스 기사는 상사와 마주칠 것도 없고 본인이 잘하면 성과를 받고 못하면 책임을 지면 된다. 연봉이 줄었어도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65세 정년과 여유가 직업의 장점으로 꼽혔다. 그는 "이 직업을 가진 뒤에 해외여행을 한 두달에 한 번씩 다닌다"고 웃었다. 이어 "지자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5년에서 10년 사이에 월급이 많이 상승했다"며 "초봉이 5천만 원 부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전에는 내일 출근해서 아침에 뭐 해야 할지 생각하며 취침했다면 지금은 내게 투자하는 시간이 생겼다"며 "회사 생활할 때보다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의 직장에도 최근 20대 비율이 늘었다고 한다. 이 씨는 "제가 버스 기사가 됐을 때는 20대가 저 혼자였는데 2년 정도 지난 사이 20대 비율이 5%정도 된다"며 "우리나라에 상명하복 같은 수직적인 구조 문화가 있다면 버스 기사는 그런 게 전혀 없고 수평적인 구조다 보니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버스 기사에 도전하는 20대 청년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 20대 버스 기사는 2022년 1646명에서 올해 2944명으로 약 78.8% 늘어났다.
시내버스 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형 면허증을 취득하고 '버스운수종사자 양성교육'을 3주간 80시간 이수해야 한다. 이후 덤프트럭을 최소 2년 간 운행하거나, 마을버스 1년 운행 경력이 추가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