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외야수 정수빈(35)이 부상 투혼으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정수빈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kt와 홈 경기에서 7회말 대타로 출전해 2루타를 날린 뒤 역전 결승 득점에 성공했다. 2-1 승리와 함께 팀의 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당초 정수빈은 지난 14일 KIA와 경기에서 왼 새끼손가락이 접질리는 부상을 당해 이후 선발에서 제외됐다. 이날도 일단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승부처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1로 맞선 7회말 김원형 두산 감독은 정수빈을 대타로 냈다. 정수빈은 kt 필승 우완 불펜 김민수의 5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이후 정수빈은 박찬호의 우전 안타 때 홈까지 뛰어들었다. 박찬호는 2번의 번트 실패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1, 2루 사이로 뺐다. 짧은 타구였지만 빠른 발은 건재한 정수빈이 홈으로 뛰기에는 충분했다.
경기 후 정수빈은 접질린 손가락을 보이며 "힘줄이 끊어져 원래대로 돌아오게 하려면 철심을 박아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그러면 최소 1, 2개월이 걸려 시즌이 끝나서 그냥 둔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어서 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이 보기에는 마음이 아픈 장면일 수 있다. 그러나 정수빈은 "아내가 다음부터는 다치치 말라고 했다"면서 "아이들에게 아빠가 이렇게 야구를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다만 온전히 경기를 뛰기에는 불안함이 있다. 정수빈은 "타격에는 지장이 없는데 포구한 뒤 송구를 위해 공을 빼거나 하는 데는 좀 불편하다"고 전했다.
특히 베이스에 손을 뻗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당분간 금물이다. 정수빈은 "아직 완전히 붙은 게 아니라 슬라이딩을 하다가 또 접질리면 안 된다"면서 "아까도 박찬호의 안타 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하지 않으려 했다"고 귀띔했다.
팀의 중위권 상승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각오다. 정수빈은 "우리는 밑에서 올라오고 있고, 양석환과 김택연 등이 복귀해 무서운 팀이 되고 있다"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후배들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정수빈은 취재진이 계속해서 부상을 염려하자 "올스타전에 동정표를 얻으려고 그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허슬두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정수빈은 19일부터 선발로 출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