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이송 시범사업 3개월…응급실 뺑뺑이 '0건'

광주·전북·전남 시범사업…구급대 현장체류 시간 줄고, 중증환자 사망자도 감소
9월 전국 확대 추진…권역응급의료센터 최대 60곳으로

119 구급차. 황진환 기자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개선하는 시범사업을 3개월간 운영한 결과 응급실 미수용 사례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21일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광주·전북·전남에서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시범사업은 응급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응급실 이송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기관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3개 시·도는 구급대, 시·도 구급상황관리센터, 응급의료기관 간 환자정보 공유 절차를 정비하고, 지역 내 대응이 어려운 경우 광역상황실과 연계해 이송병원을 선정하거나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이송 지연을 막았다.

광주는 6개 응급의료기관 당직의사와 구급대, 광역상황실이 이송 지연 상황을 공유하는 '중증응급환자 이송병원 결정 위원회'(Final Landing Team)를 구성해 총 27건의 이송 지연 사례를 협력으로 해결했다.

전북은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병원 선정 시간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분 15초(27.3%) 단축했다. 전남은 광주 소재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광역상황실 지원 요청을 활성화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의료 인프라의 한계를 보완했다.

광주ㆍ전북ㆍ전남의 중증환자 현장대응 시간. 복지부 제공

시범사업 기간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한 뒤 출발하기까지 걸리는 '현장체류 시간'은 광주와 전북에서 줄었다. 중증환자(preKTAS 1·2등급) 기준으로 광주는 전년 대비 1분 24초 단축된 16분 6초, 전북은 24초 단축된 12분 54초가 소요됐다.

전남은 18초 늘어난 13분이었지만, 시범사업을 실시하지 않은 유사 지역과 비교해도 짧은 수준이었다.

진료 결과도 개선됐다. 중증환자의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지난해 8.3명에서 지난 5월 7.1명으로 줄었고, 입원 환자는 같은 기간 39.4명에서 43.6명으로 늘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 수용은 하루 평균 35.6명에서 47.8명으로 증가한 반면, 지역응급의료기관의 경증환자 수용도 79.1명에서 86.8명으로 늘어 기능별 환자 분산 효과도 확인됐다.

광역상황실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지난해 월평균 5건에서 시범사업 기간 월평균 41건으로 급증했다. 이송 전 구급대가 사전 문의한 의료기관 수는 지난해 평균 5.8곳에서 3.8곳으로 줄어 이송 지침이 현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9월 안에 이송 지침을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44곳인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최대 60여 곳까지 늘린다. 현재 기존 44곳과 신규 신청 37곳을 합해 총 81곳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함께 추진된다. 올해 5월 공포된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보호 강화를 위한 하위 법령도 마련 중이다.

필수의료 배상보험료 지원 대상도 신생아·응급 분야까지 확대해 모자의료센터 및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를 지원한다. 배상 한도는 전문의 기준 17억 원 수준으로 설계 중이며, 국가가 전문의 1인당 175만 원 수준의 보험료를 지원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시범사업을 마무리하며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 골든타임 내 최종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정책 패키지의 본격 완성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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