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또다시 끈질긴 '2차전 징크스'와 '멕시코 잔혹사'에 울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석패했다. 지난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기세를 올렸던 한국은 이번 패배로 1승 1패(승점 3)를 기록, 조 2위를 유지했다. 반면 2연승을 달린 멕시코는 승점 6점을 확보하며 48개 참가국 중 가장 먼저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한국 축구의 오랜 숙제인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연승 도전은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멕시코전을 포함해 통산 2차전 성적은 4무 6패다.
4강 신화를 썼던 2002 한일 대회 미국전(1-1 무), 원정 16강을 달성했던 2010 남아공 대회 아르헨티나전(1-4 패)과 2022 카타르 대회 가나전(2-3 패) 모두 2차전의 벽을 넘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다. 월드컵 본선 무대 연승 기록 역시 2002년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1-0 승)과 16강 이탈리아전(2-1 승)이 유일하다.
여기에 지독한 멕시코 징크스까지 더해졌다. 한국은 월드컵 무대에서 멕시코를 만날 때마다 결정적인 악재에 발목을 잡혔다. 1998 프랑스 대회에서는 하석주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그의 퇴장으로 1-3 역전패를 당했다. 2018 러시아 대회 2차전에서도 손흥민의 만회 골이 터졌지만 결국 1-2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패배로 한국은 멕시코와의 역대 상대 전적에서 4승 3무 9패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20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평가전(1-0 승) 이후 20년째 멕시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팽팽한 흐름 속에서 나온 한 번의 치명적인 실책이 승부를 갈랐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5분 만에 결승 골을 헌납했다. 골키퍼 김승규(FC도쿄)가 공중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비수 이기혁(강원)과 동선이 엉키며 공을 놓쳤다. 멕시코의 루이스 로모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텅 빈 골문을 향해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조별리그 전망은 여전히 밝다. 한국은 오는 25일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만 거둬도 자력으로 조 2위를 확보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