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없는 '최전방' 감옥? 고립된 손흥민에겐 '날개가 필요해'[인조이 월드컵]

아쉬워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멕시코전 아쉬운 패배 속 '캡틴' 손흥민(LAFC)의 이른 교체 타이밍이 팬들 사이에서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했다. 지난 체코전(2-1 승)의 상승세를 잇지 못한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통과를 최종전에서 가리게 됐다.

이날 패배 후 비판의 화살은 손흥민의 교체 타이밍으로 향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12분 만에 오현규(베식타시)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후반 24분에 교체됐던 체코전보다 훨씬 빠른 타이밍이었다. 해결사가 필요한 시점에 한 방이 있는 에이스를 너무 일찍 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결과론적인 해석에 가깝다. 체코전에서 손흥민과 교체된 직후 결승골을 터뜨렸던 오현규가 멕시코를 상대로도 골망을 흔들었다면, 이번에도 홍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뒤따랐을 것이다.

손흥민은 멕시코를 상대로 분전했으나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혀 고립됐다.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외에는 주변에서 그를 지원할 공격 자원이 부족했다. 홍명보호가 가동한 수비적인 스리백 전술의 한계가 드러난 대목이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57분 동안 볼 터치 21회, 드리블 성공 3회, 기회 창출 1회를 기록했다. 전반 15분에는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결정적인 칩슛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수 에드손 알바레스의 육탄 방어에 막히기도 했다.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전술적 구조가 손흥민의 폭발력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이번 대회 2경기 연속 침묵을 지켰다. 지난 체코전에서는 팀 내 최다인 6차례 슈팅을 시도하고 상대 수비 사이 공간에서 총 18회 공을 받으며 공간을 창출하는 호평을 받았지만, 득점과는 인연이 없었다. 손흥민의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 골(통산 4호 골) 도전도 잠시 제동이 걸렸다.

2차전도 손흥민과 오현규 교체. 연합뉴스

이제 시선은 교체 타이밍이 아닌 '손흥민 활용법'의 본질적인 변화로 향해야 한다. 그동안 손흥민은 최전방을 맡았을 때보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할 때 가장 위력적이었다. 대표팀에는 이미 체코전 영웅 오현규를 비롯해 멕시코전에서 날카로운 헤더를 선보인 조규성(미트윌란) 등 풍부한 최전방 자원이 버티고 있다.

경우의 수는 복잡해졌다.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르지만, 체코가 멕시코를 잡고 한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하면 조 4위로 꼴찌 탈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벼랑 끝에 선 홍명보호에 이제 필요한 것은 확실한 승리다. 오는 25일 열릴 남아공과의 3차전에서는 손흥민을 원래 옷인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키고, 컨디션이 좋은 오현규나 조규성을 최전방에 세우는 공존의 전술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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