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세 번째 주말을 맞은 가운데 '부정선거' 음모론을 외치는 중고령층 참가자가 절반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시위 풍경이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일부 청년들은 음모론과 선을 그으며 잠실 올림픽공원을 떠나 홍대입구 근처로 시위 장소를 옮겼다.
시위가 17일째를 맞은 21일 오후 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 모인 시위대 1천여 명 중 50대 이상의 중고령층 비율이 크게 늘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위 초반 2030 청년들이 대다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집회 양상이 크게 달라진 모양새다.
시위대 내에서 음모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한층 더 커졌다. 시위 참가자들이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라고 구호를 반복하는 가운데 한 80대 노인 참가자는 큰 목소리로 "윤(윤석열 전 대통령) 어게인"이라고 반복해 외쳤다.
다른 노인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연신 붙잡고 "짱X(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들을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태극기가 주를 이뤘던 집회 초반과 달리 성조기도 확 늘어난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전날인 토요일도 비슷했다. 전날 비가 오는 날씨 가운데 1천 명 이상의 집회 참가자 중 상당수가 중고령층이었다. 이번 주말 내내 올림픽공원 내에서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과 일본 밴드 킹누(King Gnu)의 내한공연도 열려 한쪽에선 시위대의 구호가, 다른 한쪽에선 경쾌한 음악 소리가 울리는 상반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올림픽공원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이 커지면서 2030 보수층을 중심으로 시위가 분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보수 성향의 청년단체 'BOSS 홍대'는 음모론 주장과 거리를 두며 올림픽공원이 아닌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재선거"를 주장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단체 측은 "올림픽공원 시위 참가자들과 생각이 일부 다르다"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데, 좌우 통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재선거'를 주장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대한체육회 관계자 등의 경기장 출입을 막은 업무방해 사건은 총 9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이 중 2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시위대가 여자 핸드볼 주니어 대표팀의 소지품을 수색한 사건도 대상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취재기자 폭행 사건은 피의자 3명 전원의 신원이 특정됐으며 지난 7일 핸드볼경기장 지하 기계실에 무단 침입한 사건 역시 피의자 3명의 신원이 모두 특정돼 출석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