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제15차 5개년 계획의 시작이자 본격적인 빈곤 퇴치 노력의 첫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8일 전국 동서부 협력 업무 회의에서 '동서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적 표현으로 하면 '지역균형 발전'을 촉구한 것이다.
중국은 동부지역이 잘 사는 곳이 많고 서부는 대체적으로 경제적으로 취약 지역이 많다. 시 주석이 이날 '민닝(閩寧) 협력'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산업이 발달한 동남부 푸젠성이 빈곤 지역인 서북부의 닝샤후이족자치구를 지원하기 위해 1996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포도주, 구기자, 우유, 소고기, 양고기 등 닝샤의 특색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닝샤의 빈곤 인구 80만 명이 빈곤에서 탈출했다.
시 주석이 새삼스레 동서부 협력을 다시 언급한 것은 지역별 양극화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1분기 31개 성·자치구·직할시의 경제성장률을 보면 동부 지역의 저장, 산둥, 상하이, 베이징 등 10개 성·시 중 7곳이 전국 평균(5.0%)을 상회했다.
서부 지역은 12개 성급 행정구 중 전국 평균을 넘어선 곳은 간쑤, 쓰촨 등 단 4곳뿐이다. 이 가운데 전략적 국경지역이자 소수민족 자치구인 티베트는 중앙정부의 인프라 투자에 기인한 '특수한 경우'로 이를 빼면 3곳으로 줄어든다.
지역별 불균형은 첨단 산업이 몰려 있는 동부는 수출 호조에 따른 혜택을 누리고 있는 반면, 값싼 노동력과 인프라 건설에 주로 의존해 왔던 서부 지역은 투자 감소에 직격탄을 맞아서다.
중국이 인공지능(AI), 전기차 등을 앞세운 수출 중심의 성장을 계속할수록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 간 편차도 심각해지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더 큰 타격을 줬다. 대기업·국유기업들은 정책 자금 등의 혜택으로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었다.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을 살펴보면, AI 등 고급 제품을 만드는 대기업들은 1분기 매출이 50% 이상, 순이익은 최대 140% 이상 늘었지만 저가·일반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매출이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고, 이익은 200% 넘게 줄었다.
세대별로도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16~24세 청년 실업률(학생 제외)은 16%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25~29세 실업률은 7%대까지 치솟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배달·물류 등 플랫폼 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청년 취업난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으로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복합적인 K자형 양극화는 중국 경제의 최대 난제인 내수 진작의 복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富)가 특정 지역과 계층에 쏠리면서 전체 소비 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웨이거쥔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이자 중국인민은행 고문은 "도농 소득 격차, 임금 성장 둔화, 불안정한 소득 전망, 사회보장 미흡 등이 소비 능력을 떨어뜨리며 저축 성향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완광화 난카이대학 석좌교수는 "가계 소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이 중국 수급 불균형과 성장 둔화의 근본적인 문제임이 밝혀졌다"면서 "가계 소득 점유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개선할 경우, GDP 대비 가계 소비 비율이 23.3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K자형 양극화는 사회적 갈등을 키울 수 있을 뿐더러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