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흉기 피습으로 숨진 고(故) 이채원 양의 49재 추모식에서 이 양의 친구들은 비극적인 사건의 '피해자 A양'이 아닌, 다정하고 따뜻했던 18살 여고생 '이채원'을 온전히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21일 오후 5시 광주시교육청시민협치진흥원 주차장에서 거행된 추모식에서 고인의 친구들이 단상에 올라 편지글을 낭독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같은 학급이었던 친구 김나현 양은 채원 양을 "낯선 학교생활 속에서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의지했던 소중한 친구"로 추억했다.
나현 양은 "내가 머리 스타일이나 화장을 바꾸면 가장 먼저 알아봐 주고 '예쁘다,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 주던 다정한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함께 여수 바다를 보던 시간, 5년·10년 뒤 미래를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던 때가 너무 그립다"며 "나에 비해 늘 좋은 말을 많이 해줬던 채원이 덕분에 내 고등학교 1학년이 빛날 수 있었다"고 고백해 주변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또 다른 친구 이보경 양의 기억 속 채원 양은 언제나 곁을 내어주는 든든한 안식처 같은 존재였다.
보경 양은 "옆을 보면 항상 서 있고, 전화를 걸면 늘 받아주던 채원이는 매번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참 예쁘게 웃어주던 친구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름을 부르는 것이 그날 이후 너무 어려웠지만 앞으로 보고 싶을 땐 언제든 이름을 꺼내볼 것"이라며 "뉴스가 말하는 피해자 A양이 아니고 내 친구 채원이를 기억할 것"이라면서 하늘의 별이 된 친구를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시험을 망쳐 펑펑 울 때면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기말고사가 끝나면 품에 안겨 잠들 수 있게 해주던 모든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그리움을 토해냈다.
이어 보경 양은 "네가 내게 주었던 그 용기들을 품에 가득 안고 너의 몫까지 조금 더 나아가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생전 고인이 재학하던 첨단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이채원 양은 지난 5월 5일 새벽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도로에서 귀가하다 피의자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