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벌어진 여러 불법 행위와 관련해 총 36건의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대한체육회 등 입주사 직원들의 업무가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어 경찰이 지나치게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잠실 개표소 시위와 관련해 업무방해와 모욕,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 총 36건의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여자 핸드볼 선수를 대상으로 한 불법 수색 행위와 대한체육회 출입을 막아선 업무방해 행위 등이 포함됐다.
특히 지난 16일 대한체육회 출입 저지 사태와 관련해 경찰은 채증 자료를 분석, 남성 5명과 여성 4명 등 총 9명의 혐의자를 확인했다. 이 중 신원이 특정된 남녀 각 1명에 대해서는 이미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참정권 침해에 대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의견을 표현하는 주권 행사는 존중하지만, 시설을 장기간 봉쇄해 출근을 막거나 언론 취재 방해, 폭행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의 '엄정 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경찰이 지나치게 시위를 방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6일 대한체육회 출입 시도 당시, 경찰은 대화경찰과 형사들을 다수 배치해 "설득과 경고를 했다"고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단 한 명의 시위 참가자가 출입문을 막아서면서 체육회 관계자 출입은 불발됐다.
경찰은 앞서 지난 5일 잠실7동 제2투표소에 있던 투표함을 이송하면서는 경찰 기동대를 투입해 사실상 강제 해산을 진행했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6월 5일 상황은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돼 투표를 종료하고 당선자를 발표해야 하는 시점이었고, 선관위의 공식 요청과 공직선거법을 고려해 적극 지원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는 투표가 종료된 상황에서 시민들이 참정권 침해를 주장하며 모여 있는 것이라 당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찰은 향후 대한체육회 측에서 출입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인력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장 경찰관을 향한 모욕이나 신상 유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불법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해 관련 정보를 삭제·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흉기를 사용하거나 집단 폭행을 저지르는 등 중대한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기동대 투입 및 현행범 체포 등 단호하게 조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