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구와 정원 관리 등 조직 운영 전반에서 불합리하고 위법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돼 민선 9기 출범 이후 첫 조직개편에서 대대적인 개선이 불가피해졌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행안부는 올해 4월 3일을 감사 기준일로 부산시 기구·정원 관리 실태 전반을 점검하고 시정요구와 개선권고를 담은 처분요구서를 시에 통보했다.
국장급 기구 42%, 설치 요건 미달
감사에서 가장 먼저 지적된 부분은 국장급 기구 운영의 비효율이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국'은 소관 업무의 성질이나 양이 4개 과 이상의 하부 조직이 필요할 때 설치해야 한다.하지만, 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추진본부는 하부에 2개 과, 첨단산업국을 비롯한 9개 국은 3개 과만 두고 있는 등 시 내부 전체 24개 국장급 기구의 42%가 설치 일반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솔 규모의 불균형도 지적됐다. 4개 과 이상을 둔 실·국·본부장의 평균 통솔 인원은 131명인 반면, 요건 미달 10개 기구의 장은 평균 60명에 그쳐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행안부는 통솔 범위와 규모가 과소한 국장급 기구에 대해 조직관리 효율성 제고 방안을 검토하라고 개선권고했다.
같은 직급이 같은 직급을 지휘하는 구조
일부 부서는 직위 질서를 뜻하는 계서(階序)체계도 문제로 지목됐다.현행 부산시 조직에서 도시혁신균형실장은 2·3급 직위인데, 그 아래에 미래공간전략국·도시계획국·주택건축국 등 3급 국장이 편제돼 있다.
실장이 3급으로 임명될 경우 동일 직급인 국장을 지휘하는 구조가 되는 것으로, 행안부는 이를 불합리한 조직구조로 판단하고 개선 방안 마련과 함께 재발 방지를 주문했다.
해외 파견 공무원 4명, 본청 정원에 무단 등재
해외 파견 공무원을 본청 정원으로 올려둔 관행도 이번 감사에서 처음으로 수면 위에 올랐다.부산시 소속 공무원 4명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미국 LA, 일본 오사카, 베트남 호치민, 부산상공회의소 중국 상하이 무역사무소에 각각 파견 근무 중이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1년 이상 외부 파견 시 행안부 장관이나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이 불가한 경우 해당 자리는 공석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부산시는 승인 절차 없이 이들을 본청 정원으로 책정해 운용해 왔다. 행안부는 이를 관련 법령 위반으로 보고 정원 정비와 절차 준수를 시정요구했다.
4개 과는 정원 미달 운영
과 단위 기구에서도 지적이 잇따랐다.부산시 시민안전실 사회재난과, 미래디자인본부 디자인산업혁신과, 교통혁신국 트라이포트기획과 등 4개 과가 법정 기준인 정원 12명에 미달하는 11명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체육국 전국체전기획단과 신공항추진본부 신공항사업지원단은 과장급 기구임에도 국장급 기구에 사용하는 '단(團)' 명칭을 쓰고 있어 명칭 기준 위반 판정을 받았다.
소방차도 대원도 없다
소방 분야에서도 구멍이 확인됐다.부산시 조례 시행규칙상 강서소방서 가덕도119지역대와 기장소방서 길천119지역대가 설치돼 있으나, 기장소방서 길천119지역대는 정원은 물론 현원·장비가 모두 '0'인 채 사실상 미운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면적 51.13㎢, 소방 대상물 487개 구역을 커버해야 하는 기구가 유명무실하게 방치된 셈이다. 행안부는 실제 운영이 가능하도록 인력을 배치하거나, 운영 필요성이 낮다면 조례를 정비해 폐지하는 등 조치를 요구했다.
3년간 한 번도 안 열린 위원회 32개
유명무실한 위원회 문제는 부산시와 관내 구·군 전반에 걸쳐 있었다.감사 결과 부산시 본청과 중구·동구·영도구·부산진구·남구·해운대구·강서구·연제구·수영구·사상구·기장군 등에서 최근 3년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위원회가 모두 32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남북교류협력위원회처럼 위원 수가 '0'인 채 조례에만 존재하는 사례도 포함됐다. 행안부는 존치 필요성이 없는 위원회는 폐지하고 기능이 유사한 위원회는 통폐합하라고 개선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