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핀수영 국가대표 선수들이 안방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태극마크 없이 출전한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2026 제24회 세계수중연맹(CMAS)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는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다. 4개 경기 종목(19개 세부 종목)에 38개국 410여 명이 출전한다.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여파를 정면으로 맞은 단체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 사무실이 봉쇄당하면서 대회 준비에 큰 차질을 빚었다.
대회 개최에 필요한 장비와 기념품 일체를 경기장 내 사무실에서 반출하지 못했다. 시위가 장기화되자 수중핀수영협회는 회수를 포기했다. 대신 대회 운영에 필요한 선수단복과 심사복, 운영 유니폼을 새로 주문했다. 또 대회가 열리는 인천 문학 박태환수영장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했다. 사무국 직원들이 수소문하며 노력한 끝에 그나마 대회 자체는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게 됐다.
협회는 지난주 대한체육회와 핸드볼경기장 9개 입주 체육 단체 기자회견 당시 "이번 대회가 취소되면 다시는 한국에서 국제대회를 열 수 없다"고 우려한 바 있다.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했다. 그러나 행정 업무 지연으로 CMAS에 지연금 1만유로(약 1750만 원)를 냈다. 협회 입장에서는 분통 터질 지출인 셈이다.
또 미리 준비한 입장권이 모두 사무실에 묶이면서 유료 판매를 포기하고 무료 입장으로 전환했다. 지연금과 입장권 무료 전환 손실만 5천~6천만 원에 달하고, 새로 용품을 주문한 것까지 더하면 손실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대표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채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는 점이다. 개회식 및 시상식에 필요한 단복은 간신히 맞췄다. 다만 시간이 부족해 수모(水帽)에 태극기를 새기지 못했다. 국가대표 선수에게 장비에 새기는 태극마크는 단순한 표식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준비한 명예의 증표와도 같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에게 태극마크가 달린 장비를 전해주지 못한 게 가장 가슴 아프다"면서 "선수들도 어쩔 수 없이 사기가 떨어진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