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주말 부동산 보유세, 양도세 인상을 시사한 이후 논란이 뜨겁다. 조세에 대한 저항이 있는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중심의 특수를 일반적인 '호황'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왕설래도 여전하다.
정부는 이를 마지막까지 쉽게 결정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실제 정책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역대급 호황' 거론하며 "부동산 과세 정상화"
김 실장은 지난 주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1분기 명목 성장률 전년동기대비 17.1%)"며 '역대급 호황'을 예측했다.다만 이렇게 생긴 유동성은 과거의 사례를 볼 때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 왔다"며,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건은 이 돈을 어디로 흘려보낼 것인데, 단순한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의 문제일지도 모른다"며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도 함께"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실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분야 핵심 참모인 만큼, 해당 내용이 이 대통령의 의중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마침 이 대통령도 지난 3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세금은 최대한 마지막 수단"이라면서도 "전쟁으로 치면 핵폭탄 같은 거라 함부로 쓰면 안 되는데, 최후의 수단을 반드시 써서라도 해야 되면 써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는 7월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시장과 정치권에선 이번에야말로 정부가 실제 부동산 증세에 나서겠다는 시그널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또한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미래세대를 위한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얼마 전 김 실장이 제기했던 '초과 세수' 화두를 다시금 띄웠다.
김민석 "마지막까지 신중"…지지율 변동, 호황 성격 등 논란
다만 정부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열어 놓되, 논의하고,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보고, 쉽게 결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이야기해 왔다"고 답했다.
사실 정부 입장에선 다각도로 고려할 것이 많다. 특히나 6·3 지방선거 이후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조세 저항에 따른 지지율 변동 가능성은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다.
청와대도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처음으로 긍정평가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민생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의 체감과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본다"며 "국민께서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고 계신지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가 중심이 된 호황은 일반적인 경제 성장 과정에서의 호황과 다르다는 논란도 있어, 증세가 실제 조세 정책에 반영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