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26 부산모빌리티쇼'가 오는 6월 26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7월 5일까지 열흘간 해운대 벡스코와 부산 일대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행사는 '내일의 길을 열다(Moving Tomorrow)'라는 슬로건 아래, 과거 완성차 위주의 '보는 모터쇼'에서 벗어나 공간과 콘텐츠의 한계를 과감히 깨뜨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 갇힌 자동차, 부산 도심과 역사 속으로 걸어나오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시 공간의 '탈(脫) 벡스코화'다. 그동안 실내 전시장 안에 갇혀 있던 모빌리티가 부산의 역사적 공간과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든다.
과거 시장 관사에서 시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도모헌'에서는 모빌리티와 예술을 결합한 특별전 「VELOCITY(질주의 잔상)」가 열린다. 특히 이곳 잔디광장에는 1933년형 포드 소방차(국가등록문화재 제399호)와 1955년 최초의 국산 승용차 '시발자동차' 등 한국 모빌리티의 역사를 증언하는 클래식카들이 전시되어 깊이를 더한다.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인 해운대 구남로광장은 개막 하루 전인 25일부터 '해변의 휴가'를 콘셉트로 한 오픈형 전시장으로 변신한다. 캠핑카와 RV 튜닝카, 친환경 차량 등이 해운대해수욕장 개장 분위기와 맞물려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모빌리티 축제 공간으로 조성한다.
PBV·하이브리드·오프로드… '실용주의 확장'
참가 브랜드들의 전시 전략도 화려한 '콘셉트카' 위주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용적 생태계'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기아는 단순한 전기차 라인업을 넘어 비즈니스와 일상을 연결하는 PBV 모델 'PV5'를 전면에 내세웠다. 카고, 패신저 등 파생 모델뿐만 아니라 이동형 펫 팝업스토어, AI 순찰차 등 외부 협업 특장차 6종을 대거 공개하며 PBV가 상용차를 넘어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디 올 뉴 아반떼'를 공개함과 동시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 체험을 통해 소프트웨어와 AI가 중심이 되는 미래 이동 경험을 제시한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와 하이퍼카 실차 디자인 모델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기술적 자존심을 드러낸다.
국내 진출 10주년을 맞은 BYD코리아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인 'DM-i'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승용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와 램(RAM)은 각각 영국 공군 전투기 감성의 스페셜 에디션과 프리미엄 고성능 픽업트럭을 선보이며 오프로드와 럭셔리 레저 수요를 겨냥한다.
육·해·공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올해 행사는 '자동차쇼'라는 해묵은 껍질을 완벽하게 벗겨냈다. 전기비행기, 반잠수정 등 육상을 넘어 해상과 공중을 아우르는 미래 이동수단(AAV)이 대거 합류했다.
토프 모빌리티가 선보이는 아시아 최초 안전성 인증 전기비행기 '벨리스 일렉트로'와 엔젤럭스의 수륙양용 2인승 미래항공기체 'BeeChar', 전기추진 반잠수정 등은 대중에게 막연했던 미래 항공·해양 모빌리티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캔암코리아의 제트스키와 ATV 등 레저용 모빌리티까지 더해져 이동의 영역을 무한히 확장했다.
'보는 것'에서 '누리는 것'으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묻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는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동시 개최되는 「코리아캠핑카쇼」, 「오토매뉴팩&로봇엑스포·빅테크쇼」와의 시너지를 통해 산업적 깊이와 대중적 오락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영리한 기획이 돋보인다.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하는 야외 오프로드 동승 체험, 한국도로공사의 자동차 안전체험 등 관람객이 '직접 몸으로 겪는' 프로그램의 밀도를 높인 점도 고무적이다. 침체기를 겪던 기존 모터쇼의 한계를 공간 확장과 체험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돌파하려는 부산의 시도가 올여름 관람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