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EU 철강 무관세 수출물량 확보…李대통령 성과"

산업통상부 제공

유럽이 수입 철강의 무관세 물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강력한 수입 제한 조치를 다음 달부터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관세 물량 추가 확보에 합의했다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밝혔다.

李 대통령 유럽 순방 계기로 철강 TRQ 추가 확보 성과


23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취재진과 만나 최근 유럽·중동 순방 성과를 묻는 질문에 "유럽의 무관세 수입쿼터(TRQ)와 관련해 큰 합의를 이뤄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과 일정을 함께하며 유럽 방문 일정을 수행했다.

유럽연합(EU)은 수입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리고, 무관세 수입 할당량을 연 3382만톤에서 46% 줄어든 1835만톤 수준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강화안을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의 저가 철강 공세를 막고 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EU 측 입장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한국의 제한조치 적용 대상 품목이 311만톤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중 258만톤은 무관세 쿼터에 포함돼 관세 없이 수출해 왔는데,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무관세 쿼터가 약 130만톤 수준으로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무관세 물량을 46% 줄이지 않기로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산업계 차원에서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쿼터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EU 측과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수치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서로의 방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크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해당 성과가 이 대통령과 EU 간 정상회담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과잉생산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논리로 EU 내에서도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고 있지만, EU는 우리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만큼 이런 수입 제한 조치는 FTA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 정부도 EU의 수입 제한 조치가 FTA 위반 소지가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EU 측이 (한국의 항의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좋은 기제가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U로부터 무관세 물량을 추가 확보한 대가로 무엇을 제공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주거나 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르면 이달 말 유럽의 수입 제한 조치에 대응해 국내 철강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중동 전쟁 변수에 캐나다 전략적 판단 중요…잠수함 사업 낙관 어려워

 
유럽순방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와 함께 발표가 임박한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와 관련해서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르면 이번 주 결정될 전망이다. CPSP는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유지·보수·정비(MRO)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대 60조원 규모에 달한다. 현재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최종 경쟁을 벌이며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 장관은 "만약 한국이 선정된다면 독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라는 전략적 이점보다 우리 산업 협력 패키지에 더 큰 가중치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캐나다 입장에서도 어려운 선택의 순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잠수함 사업 수주와 관련해 "낙관하기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언급한 배경에 대해서는 "캐나다 입장에서는 최근 전쟁 등 상황을 고려할 때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또 한국과 독일이 잠수함 사업을 각각 6척씩 나눠 수주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캐나다의 발표가 7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현지에서 한국과 독일이 사업을 양분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김 장관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가 단순한 60조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넘어 북미 통상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북미 시장이 미국 중심이었다면 이번 사업을 계기로 시장을 다원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전략적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해서도 향후 캐나다와의 협력이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잠수함 사업 수주 하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원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과급, 노동쟁의 대상 아냐…영업이익 논의에 투자자도 포함돼야"


한편 김 장관은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성과급이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촉발된 데 대해 "해당 논란은 재계 입장에서는 분명히 부담일 것이고 노동계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쟁점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쟁의 대상이 된다고 하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업이익 배분 논의 과정에서도 투자자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익 발생에) 참여한 주체가 경영진과 노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도 있다"며 "투자자는 손실을 각오하고 투자에 나서지만 노동자는 월급이라는 기본 전제가 보장된 상태에서 참여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자에 대한 보상은 노조나 경영진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투자자의 관점에서 (투자 유인을 높일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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