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한 노동감독에서 지방자치단체 30곳 중 28곳에서 총 113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지방정부 비정규직 노동조건 준수 기획감독'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국무조정실이 2월 내놓은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계약실태 조사' 등을 토대로,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 비중이 높거나 언론에서 문제가 제기되는 등 이른바 '쪼개기 계약' 관행이 의심되는 기초자치단체 30곳을 선정해 이뤄졌다.
주요 위반 사항은 차별적 처우와 금품 미지급에 집중됐다. 형식적인 단기계약을 반복하면서 사실상 1년 이상 연속 근무한 기간제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은 사례가 1개소(1명·250만 원)에서 적발됐다. 기간제 노동자에게 수당을 주지 않는 등 차별적 처우를 한 곳은 3개소(66명·1억 원),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곳은 10개소(10건)로 확인됐다.
차별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한 기관은 같은 업무를 하는 기간제(대체인력) 노동자에게 공무직 근로자가 받는 직무수당·가족수당·명절상여금·정근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기관은 합리적 이유 없이 동일·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노동자 44명에게 복지포인트를 주지 않았다.
법 위반과 별개로 '쪼개기 계약' 등 불합리한 고용관행은 감독 대상 30곳 전체에서 확인됐다. 27개 기관에서 11개월 이상 1년 미만으로 계약한 노동자가 2117명에 달했고, 364일짜리 계약을 맺은 노동자도 1833명이었다.
또 7개 기관은 파견·용역 노동자에 대한 채용 사전심사제를 도입하지 않았으며, 3개 기관은 제도를 도입하고도 사전심사를 거치지 않은 채 기간제 노동자 240명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사전심사제는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이 남용되지 않도록 일시·간헐적 업무, 휴직 대체 등 불가피한 사유에 한해서만 비정규직을 채용하도록 2018년 도입된 제도다.
노동부는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즉시 시정지시를 내렸으며, 이에 불응할 경우 사법처리하는 등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쪼개기 계약 등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서도 개선 지도를 했으며, 개선될 때까지 현장지도를 반복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지난 4월 28일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의 후속 조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월부터 '공공부문 불합리한 관행 온라인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며, 상담센터 제보 사업장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임금 실태조사(3~8월)' 결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지방정부뿐 아니라 공공기관·자회사 등 전체 공공부문 200개소를 대상으로 정기감독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달에는 제도 시행 7년 만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방안' 개정안을 마련해 시행했다. 사전심사 대상을 확대하고, 외부위원을 포함하도록 해 비정규직 남용을 실질적으로 차단하는 장치로 작동하도록 했다. 노동부는 제도 도입 여부와 내실화 정도를 기관평가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감독에서는 다수 지방정부가 노동관계법령과 판례 변경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금품 미지급 같은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동부는 통상임금 산정 등 관계 법령에 대한 안내와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의 쪼개기 계약 등은 더 이상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될 수 없다"며 "온라인 상담센터 제보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하고, 공공부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여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근절하고, 공공부문부터 노동자의 노동가치를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