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아들로 한밑천?" 체육회 최초 女 사무총장, 법적 대응 "짜깁기로 인격 살인…반론 보도 청구"

대한체육회 김나미 전 사무총장. 연합뉴스

경기 중 쓰러져 의식 불명에 빠진 선수 가족에 대한 발언 논란으로 사퇴한 대한체육회 김나미 전 사무총장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김 전 총장의 법률 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23일 "실추된 명예를 바로잡고 언론의 보도로 상처받은 피해 선수 가족의 오해를 풀기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 조정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MBC 및 목포MBC의 보도로 명예를 훼손당하고 유승민 회장 등 대한체육회 집행부의 사실상 강요로 사임에 이른 김 전 총장이 법적 대응을 통해 실체적 진실 규명에 나섰다"는 내용이다.

먼저 김 전 총장은 "지난해 9월 경기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학생 권투 선수의 조속한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 "또한 오랜 시간 말로 다할 수 없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 버텨온 선수의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를 당한 선수와 가족 분들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생각해왔으며 지금도 선수의 회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면서 "또래 아들을 둔 어머니로서 사고 직후부터 피해 선수와 가족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전 총장은 "왜곡되고 짜깁기된 보도로 인해 부모님과 가족 분들께 또 다른 상처와 오해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매우 마음이 아프고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본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전달된 보도로 인해 부모님들께서 느끼셨을 상실감과 분노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무겁다"면서 "선수 가족에 대한 어떠한 비난이나 원망의 마음도 없으며, 오직 선수의 쾌유만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목표MBC는 해당 선수에 대해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었다. 이미 뇌사"라고 단정하고 장기 기증을 암시하는 듯한 김 전 총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또 선수 가족이 대화를 녹음하려 하자 "아들로 한밑천 잡으려고 하는 건가 할 정도로 기분 나빴다"는 김 전 총장의 발언도 소개됐다.

이에 유승민 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지난 4월말 급거 귀국했다. 체육회는 지난달 김 전 총장의 직무를 즉각 정지했고, 김 전 총장은 3일 뒤 사의를 드러냈다. 알파인스키 선수 출신으로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과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김 전 총장은 체육회 105년 역사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에 올랐지만 1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하지만 1개월여 만에 김 전 총장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김 전 총장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30일 목포MBC와 MBC <뉴스데스크> 는 김 전 총장의 인터뷰 내용 중 극히 일부 발언만을 악의적으로 발췌·편집하여 보도했다. "체육회와 복싱연맹의 책임을 묻는 기자의 유도 질문에 적극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다소 과격해진 표현만을 도려내어, 마치 김 전 총장이 '피해 선수의 부모님을 향해 직접 막말을 퍼부은 것'처럼 시청자가 오인하도록 왜곡 편집했다"는 문제 제기다.

김 전 총장 측은 "전화 인터뷰를 한 차례 실시(지난 4월 15일)했는데, 같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28일 첫 보도, 그리고 29일 문제의 '한밑천 발언' 등으로 나눠 보도한 것은 악의를 드러낸다는 해석"이라면서 "또 불필요한 음성 변조 역시 의문을 자아낸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 박종민 기자

또 장기 기증 관련 발언 역시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김 전 총장 측은 "다른 종목의 안타까운 사고 이후 본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 아쉬움을 설명하는 맥락이었음에도 이를 모두 생략한 채 마치 피해 가족에게 장기 기증을 권유하거나 미화한 것처럼 왜곡하여 잔인한 인격 살인을 가했다"고 밝혔다.

관련 조치도 충실히 이행했다는 의견이다. 김 전 총장 측은 "사고 직후 김 전 총장은 직접 제주도 병원을 찾아 부모님을 면담했으며,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및 스포츠안전재단 등과 긴밀히 협의해 보험금 선지급 절차 지원, 서울 대형병원 전원을 위한 앰뷸런스 및 항공편 연계, 복싱협회 특별 감사를 통한 기관 경고 조치 등 실무 총책임자로서 체육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체육회 집행부의 무책임한 태도에도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 전 총장 측은 "유 회장과 신동광 사무부총장(현 사무총장 직무 대행) 등 집행부는 해당 보도가 나가자마자 사태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당사자의 소명 절차를 거치기도 전에 성급히 사과문을 발표하고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직에 가해지는 압박을 모면하기 위해 김 전 총장에게 자진 사퇴를 종용하는 등 사실상의 강요와 '꼬리 자르기'식 압박으로 원치 않는 사임에 이르게 했다"고 덧붙였다.

양태정 변호사는 "이번 반론보도 청구는 단순히 김나미 전 사무총장 개인의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함이 아니다"면서 "언론의 보도로 인해 다름 아닌 피해 선수의 부모님과 가족들이 입었을 더 큰 오해와 상처를 아물게 하고, 진실을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조치"라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대한체육회에 대해 "부당한 인사 조치와 책임 회피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피해 선수의 치료와 완전한 회복을 위해 주무 부처와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끝까지 책임을 다하고 최대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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