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의 물놀이시설에서 초등학생 형제 2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사고 시설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최고 책임자인 곡성군수나 위탁업체 대표 대신 현장 실무자 선에서 처벌이 끝나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곡성군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곡성군 오곡면의 A체험장은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중대시민재해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3조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종합테마파크업'으로 등록된 시설을 중대시민재해 대상 공중이용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A체험장은 '종합테마파크업'이 아닌 '일반테마파크업'으로 등록돼 있어 법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역시 중대시민재해와 연계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전면적이 430㎡ 이상인 실내 어린이 놀이시설이 중대시민재해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A체험장은 실외에 위치한 물놀이 시설로 이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업종 형태와 시설 구조 모두에서 현행 법령의 규정 밖에 놓이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곡성군청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 이행 점검 대상에서도 제외돼 왔다. 위탁 절차 이행을 1년에 한 번씩 점검하는 등의 법적 의무 이행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사고 책임이 현장 실무자에게만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최고책임자들이 "안전 관리를 위탁업체와 담당자에게 위임했다"고 주장할 경우, 곡성군수나 위탁업체 대표 등에 책임을 묻기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
결국 개장 전 시설 통제 미비와 안전요원 배치 소홀 등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이 현장 소장이나 안전관리자 등 하위직 선에서만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경찰 수사는 최고 책임자들이 사고 이전에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 관련 보고를 묵살했는지 등 구체적인 지시·관리 소홀 정황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또한 곡성군청이 사고 이전부터 안전관리 실태를 제대로 점검했는지, 위탁 구조를 이유로 책임을 떠넘긴 것은 아닌지에 대한 수사도 중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2시 40분쯤 전남 곡성군 오곡면의 한 물놀이 시설에서 초등학생 형제인 A(10)군과 동생 B(9)군이 물에 빠져 쓰러진 후 119를 통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이번 사고는 정식 개장을 앞둔 미개장 시설에서, 제대로 된 구조 체계도 안전 요원도 없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A군 형제가 놀던 물놀이장이 수심이 매우 얕았던 것을 고려해 단순 익사 외에 감전 등 다양한 사망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