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오징어는 어디로?" 기자가 바라본 동해 수산업의 현실…'동해 탐독' 발간

동해탐독. 김형호 기자 제공

"동해의 명태와 오징어는 어디로 갔을까?"

우리는 동해를 관광지와 먹거리 산지로 기억하지만, 바다에서 식탁까지의 과정은 잘 알지 못한다. 20년간 동해안을 취재해 온 기자가 자원 변화와 유통 구조, 제도와 지역 문화가 얽힌 동해 수산업의 현실을 추적하며 식탁 위 수산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성적인 태도를 깨뜨린다.
 
틈새책방에서 신간 '동해 탐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우리가 관광지와 먹거리 산지로 소비해 온 동해를 정보 왜곡, 자원 변화, 정책과 제도, 유통 구조, 지역 문화라는 여러 관점에서 다시 읽어 내는 현장 기록이다. 저자는 바다에서 식탁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우리 식탁에 오르는 수산물들이 어떤 구조 속에서 이름과 가격, 이미지를 부여받는지 살펴본다.

저자인 김형호 기자(MBC강원영동)는 강원도에서 20년 넘게 지역 방송 기자로 일해 온 현직 기자다. MBC 다큐스페셜 '동해대문어'를 제작했으며, 오랜 시간 동해안의 어업 현장과 지역 사회의 변화를 취재해 왔다. 어부의 자식으로 자랐고, 기자로 동해안을 지켜봐 온 그의 이력은 이 책이 단순한 수산물 소개를 넘어 동해 수산업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기록이 될 수 있었던 바탕이다.

동해 탐독은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고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고래는 이 책이 다루는 문제들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존재다. 포획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우연한 혼획'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언론은 이를 희귀한 횡재처럼 다루며, 시장은 높은 가격으로 반응한다. 그 안에는 자원 보호와 어업 현실, 제도와 유통, 언론 보도와 소비자의 인식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저자가 고래를 첫 장에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후 책은 하나의 수산물을 통해 하나의 문제를 차례로 짚어 간다. 명태와 오징어의 이야기는 자원 변화와 인간의 대응 방식을 보여 준다. "오징어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그 이동을 따라잡지 못하는 우리의 방식이다"라는 지적처럼, 저자는 동해 수산업을 단순히 어획량 감소나 기후 변화의 문제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동해탐독. 김형호 기자 제공

동해 탐독은 바다의 변화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 유통, 정보, 소비자의 인식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동해를 낭만적인 바다나 풍성한 먹거리 산지로만 바라보던 시선을 바꾸는 책이다.

동해에 가면 자연스럽게 수산물을 떠올린다. 항구의 횟집, 수산시장, 메뉴판에 적힌 익숙한 이름들. 그 이름들은 대개 우리에게 한 가지 인상을 준다. 지금 이곳에서 잡힌 싱싱한 동해의 생선일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동해 탐독은 바로 그 익숙한 믿음에서 출발해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동해의 수산물이 실제로는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지 보여 준다.

동해안에서 먹는 수산물이라고 해서 모두 동해에서 잡힌 것은 아니다. 현지 식당과 시장에서 만나는 생선 가운데는 수입산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 들어온 것도 있다. 더 나아가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 실제 생물학적 이름이나 어업 현장의 이름과 어긋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자미, 곰치, 광어, 대게 같은 이름들은 단순한 음식 이름이 아니라 지역의 관습, 유통의 편의, 소비자의 인식, 시장의 가격이 뒤섞인 결과다. 이 책은 그 이름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그렇게 소비되는지를 하나씩 따라간다.

저자인 김형호 기자는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오징어 한 마리, 광어 한 접시, 문어 한 상자 뒤에 놓인 바다의 변화와 인간의 선택, 그리고 보이지 않는 구조를 함께 볼 수 있게 된다"며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동해는 이 책을 통해 더 복잡하고, 더 생생하며, 더 깊이 읽어야 할 대상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는 MBC 다큐스페셜 '동해대문어(2013년)'를 제작했고, 요트 세계 일주 '바잉요트(Buying Yacht) 프로젝트(2023년)를 유튜브에 연재했다. 또한 20여 년 동안 수집했던 라디오를 주제로 '라디오 탐심(2021년)'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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